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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확진자 1261명 쏟아지자···미·중·일·러 동시에 통제 강화

중앙일보 2020.02.26 17:15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한국에 대한 통제를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30개국이 한국인 입국 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이스라엘의 입국 금지로 조기 귀국길에 오른 한국인 관광객들이 25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변선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이스라엘의 입국 금지로 조기 귀국길에 오른 한국인 관광객들이 25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변선구 기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린 지 이틀 만에 최고 등급인 3단계(경고ㆍWarning)로 격상했다. 중국에선 지방 정부가 한국발 항공기 탑승객을 사전 예고 없이 격리 조치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일본은 2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와 경북을 입국 거부 대상 지역으로 공식 지정했다.

러시아 보건ㆍ위생ㆍ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ㆍ복지 감독청도 26일(현지시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자국민에게 한국, 이란, 이탈리아로의 여행 자제를 주문했다. 이곳의 여행 자제 권고가 나오면 해당 국가의 관광상품을 구매했던 여행객은 수수료 없이 예약을 취소할 수 있다.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ㆍ중ㆍ일ㆍ러 4강이 한국과의 교류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대목은 미국의 움직임이다. 미국은 중국, 일본과 달리 아직 한국 방문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일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CDC는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는 등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CDC는 미국 내 확진자가 57명이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확산 초기 단계에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던 것을 언급하면서 “민주당이 ‘너무 이르다’며 반대했지만 옳은 결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미국이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에 나설 경우, 둑이 무너지듯 다른 나라들이 일제히 가세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한국인 입국 금지 또는 제한 등에 대한 가능성을 현재로선 예단할 수 없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중앙일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중앙일보]

 
중국의 경우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한국 방문객에 대한 격리 조치 사례가 반복되면서 공식 방침으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과 가깝고 교류가 잦은 지린성 옌벤이나 산둥성 웨이하이, 랴오닝성 선양 등에서 한국에서 입국한 여행객들을 격리해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외교부는 26일 사전 협의 없이 한국인 입국자가 격리되는 일이 잇따르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부르기도 했다. 외교부는 아직 중국 중앙정부 차원의 입국 제한 조치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주재한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14일 내 대구와 청도를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이 중국 후베이성과 저장성 등 중국 이외 지역을 입국 제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도 이날 오후 도미타 고지(富田浩司)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일본의 입국제한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각국의 제한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각국의 제한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외교부에 따르면 26일 오후 6시 기준 한국 방문객에 대해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는 17개국이다. 전날과 비교해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이라크 등 4곳이 늘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도 일본처럼 대구나 청도를 방문한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라크는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출발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입국 절차가 강화된 국가는 13곳으로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과 아프리카 모잠비크, 중남미의 콜롬비아 등 3곳이 추가됐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필리핀 세부도 한국에서 온 여행객들을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외교부가 파악한 30개국에 중국은 포함돼있지 않다. 외교부는 ‘정부 차원’에서 공식 발표한 나라만 집계한다는 입장이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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