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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 대상 KBS 기자들 "저널리즘 행위가 처벌 대상?" 반발

중앙일보 2020.02.26 16:38
KBS 여의도 사옥. [연합뉴스]

KBS 여의도 사옥. [연합뉴스]

‘정경심 자산관리인 인터뷰’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중징계 결정을 받은 KBS ‘뉴스9’  해당 뉴스 제작진이 26일 “허위도 아니고 없는 걸 조작해서 만든 것도 아닌데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저널리즘 행위인 취사ㆍ선택ㆍ편집마저 처벌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냐”며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경심 자산관리인 김경록 PB 인터뷰 보도로 중징계
"'언론 치욕'일지 '언론 탄압'일지, 역사가 기록할 것"

지난해 9월 해당 뉴스를 보도한 KBS 보도국의 하누리ㆍ정새배 기자와 성재호 당시 사회부장, 김귀수 당시 법조팀장은 26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거짓과 조작, 허위가 아닌 보도임에도 어떻게 보도 관계자를 징계하라는 결정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역사는 이번 방심위 결정이 ‘우리 언론 치욕의 한 장면일지, 아니면 과거 정권들이 그랬던 것처럼 언론 탄압의 한 장면일지’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24일 방심위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PB를 인터뷰한 지난해 9월 11일 ‘KBS 뉴스9’ 보도를 심의하고 “인터뷰 전체 내용의 맥락을 왜곡하고 결론에 부합하는 일부 내용만 인용하는 등 언론의 고질적인 관행인 ‘선택적 받아쓰기’ 행태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법정 제재인 ‘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KBS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방심위 의견 진술 과정에서 (보도 취재제작 과정의) 맥락이 충분히 소명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재심을 통해 다시 한번 설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이하 언론연대)도 25일 ‘객관성을 결여한 방심위의 부실 심의’라는 논평을 통해 “방심위의 결정은 객관성 위반에 대한 충분하고도 신중한 논증을 결여한 채 섣불리 중징계에 이른 부실 심의”라며 “재심을 통해 절차 및 결정의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또 “제한된 보도시간을 감안할 때 발언의 일부를 발췌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보도 과정에서 취사선택은 언론의 재량 범위에 해당한다”며 “선택적 받아쓰기라는 이유만을 들어 객관성 위반을 결정한 것은 언론의 자유 침해”라고 지적했다.
 
방심위의 징계 대상이 된 ‘KBS 뉴스9’의 보도는 지난해 9월 11일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김경록 PB)의 인터뷰 기사로, “정경심, 5촌 조카가 코링크 운용한다 말해”와 “투자처 모른다?… ‘WFM 투자 가치 문의’”란 제목의 리포트 2개로 보도됐다. 첫 번째 리포트에서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에 따르면 조국 장관이 본인의 5촌 조카가 코링크PE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는 해명과 달리 정 교수는 알고 있었다면서 “만일 5촌 조카가 펀드 운용에 직접 개입했고 정 교수가 이를 알고도 돈을 맡겼다면 투자자의 펀드 운용 개입을 금지한 자본시장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 리포트에선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에게 WFM 투자 여부를 상담한 건 펀드 운용사의 투자 내용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국 장관이 배우자 정 교수로부터 이 같은 투자 계획을 전달받았다면 공직자윤리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보도가 나간 뒤 지난해 10월 8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김경록 PB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며 KBS 뉴스 제작진과 검찰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KBS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하자 성재호 당시 사회부장이 사측의 결정에 반발해 보직사퇴한 바 있다. 당시 성 부장은 “조 장관과 부인은 사모펀드 투자과정에서 운용사의 투자처와 투자 내용 등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그런데 인터뷰 과정에서 부인이 사전에 알았다는 정황 증언이 나온 거다. 이 애기보다 중요한 다른 맥락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시대정신을 앞세우면 언제든 파시즘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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