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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ㆍ경찰서에 보내진 익명의 떡과 마스크···방방곡곡 "코로나 이기자"

중앙일보 2020.02.26 15:5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된 23일 오후 한 의료진이 다음 확진자가 도착하기 앞서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보건소에 도착한 떡. [연합뉴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된 23일 오후 한 의료진이 다음 확진자가 도착하기 앞서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보건소에 도착한 떡. [연합뉴스, 뉴시스]

“감염병 관리를 위해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해 떡을 보냈습니다.”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보건소에는 한 익명의 시민이 보낸 떡이 도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24시간 비상근무하는 보건소 관계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처인구보건소 관계자는 26일 “매일 잠도 거의 못 자고 주말도 반납하고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응원은 큰 힘이 된다”며 “많은 시민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감염병관리팀 등 보건소 직원들은 현재 잠을 줄여가며 일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보건소 직원들이 매일 오전 1~2시에 퇴근해 오전 7시에 출근하고 있다. 하루 3~4시간씩 자며 일하고 있는 셈”이라며 “제일 고생하고 있는 감염병관리팀 경우 집에도 거의 못 들어가고 잠도 못 잔다. 그래도 다들 싫다는 소리 없이 씩씩하게 근무 중”이라고 전했다.  
 

“일선에서 고생 많아”…경찰서에 마스크 기부 

익명의 시민이 경찰서에 건넨 방역물품. [사진 평택경찰서]

익명의 시민이 경찰서에 건넨 방역물품. [사진 평택경찰서]

경찰서로 마스크와 같은 방역물품을 보낸 익명의 시민도 있다.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전날인 지난 25일 오후 2시 20분쯤 한 중년 여성이 커다란 상자를 경찰서 현관에서 만난 한 직원에게 전달한 뒤 곧장 경찰서를 빠져나가는 일이 있었다. 
 
여성이 건넨 상자 안에는 직접 작성한 편지로 보이는 A4 용지와 보건용 마스크 200매, 대용량 손 세정제 3개, 영양제 등이 담겨있었다. 편지에는 “약소하지만 감사를 표현한다. 병원에서 환자 진료하는 데 필요해서 평소에 조금씩 사두었던 물품”이라며 “지금은 저도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구하기 힘들어져서 이것밖에 드릴 수 없어 죄송하다. 힘내라는 의미로 받아달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평택경찰서 관계자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다른 사람까지 생각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며 “다만 청탁금지법 등에 따라 기부 물품 처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 유튜버, "대구서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힘 보탠다"

유튜브 '닥터프렌즈'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히자 달린 댓글들. [사진 유튜브 '닥터프렌즈' 캡처]

유튜브 '닥터프렌즈'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히자 달린 댓글들. [사진 유튜브 '닥터프렌즈' 캡처]

이처럼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가운데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려는 시민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의사들도 이에 동참했다. 유튜브에서 구독자 56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의사 유튜버 ‘닥터프렌즈’는 지난 25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코로나19 성금 5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닥터프렌즈 구성원 중 한명인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26일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의사다 보니 후배들이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얘기를 듣게 된다. ‘나라도 저렇게 일할 수 있을까’라는 대단한 생각이 든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의료진과 대구 시민에게 힘을 보태고자 기부했다”고 말했다. 
 

"노점상 할아버지 걱정" 소식에 과일 다 팔려 

[사진 대구맛집일보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사진 대구맛집일보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확진자가 집중돼 지역 경제가 얼어붙은 대구에서는 생계를 걱정하는 상인들에게 힘을 주려는 시민들의 노력이 한창이다. 
  
페이스북 팔로어 50만 명인 대구 맛집 소개 페이지 ‘대구맛집일보’에는 지난 24일 “SNS에 친숙하지 못한 시장 노점상 할아버지가 걱정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후 이 가게의 모든 과일은 다 팔렸다고 한다. 
 
이 페이지에는 발길이 끊겨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는 대구 내 자영업자들을 돕자는 취지의 글이 매일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페이지를 운영하는 하근홍(37)씨는 “이번 코로나19로 대구의 많은 자영업자가 힘들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기는 지나갈 것이고 대구 시민들은 분명 이겨낼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이겨내고자 힘을 보탠 중학생도 있다. 코로나19 관련 국내외 상황을 알려주는 웹페이지·애플리케이션인 ‘코로나 나우’를 개발한 대구 수성구 고산중학교 3학년 최형빈(16)·이찬형(16)군이 주인공. 이들은 “다른 사이트에 비해 부족한 사이트이지만 많은 분이 사랑해주고 있다”며 “배너 광고로 창출한 수익금으로 마스크를 구매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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