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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코로나 확산 가장 큰 원인은 중국서 들어온 한국인"

중앙일보 2020.02.26 15:5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법안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법안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열·기침 없는 한국인이 중국서 감염원을 가지고 오는 것입니다.

하루 2000명씩 들어오는 한국인을 어떻게 다 격리 수용합니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한 발언이다. 박 장관은 정부 책임을 묻는 야당의 지적에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맞섰다. 양측 사이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 장관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대부분의 신규 확진자들은 국내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중국에서 들어온 입국자를 제한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신규 환자를 막는데 방역의 역점을 두고 있다”며 “31번 환자 이후 실제 중국에서 유입해 들어온 사람으로 인한 환자는 한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그렇다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한국인을 격리 수용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박 장관은 “하루에 2000명씩 들어와서 전원 격리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어 “이 바이러스 특성 자체가 (입국시)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는다. 열도 기침도 없는 한국인이 중국에서 입국하면서 감염원을 가지고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전역 입국 금지를 진작 시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선을 그었다. 정 의원은 “의협(대한의사협회)에서 지금까지 7차례 걸쳐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를 계속 건의해왔다. 왜 정부에서는 시행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 장관은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의협보다 감염학회가 더 권위가 있고 그 분야 전공의들이 모여있다”며 “감염학회에서는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현재 41개국이 중국발 입국을 거부하고 24개국이 한국에서의 입국 제한을 한다. 정부의 안이한 태도가 결국 확산을 낳았다”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아무 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잘 아시다시피 특정 종교집단에서 그것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선 고성이 오갔다. 정갑윤 통합당 의원은 “코로나19 숙주는 박쥐도 아니고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며 “복지부 장관이 (중국인 입국금지)입장을 주장하고 관철했으면 이런 사태가 왔겠느냐”고 질타하자 박 장관은 “소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들어서며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코로나 대응 3법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검역법, 의료법 등 3개 법 일부개정안을 심의한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전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들어서며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는 코로나 대응 3법인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검역법, 의료법 등 3개 법 일부개정안을 심의한다. [연합뉴스]

법사위가 끝난 후 박 장관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박 장관이 국내 중국인 감염자가 소수라면서 입국금지가 실효성 없다는 궤변을 한다”며 “국민 목숨이 위협 받고 있다”고 했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감염 피해자인 우리 국민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경솔한 발언이다. 보건방역 책임자로 더 신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질론까지 거론됐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21일 '중수본 정례브리핑'에서 "창문 열고 모기 잡는다"(중국인 입국금지 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는 뜻)는 지적에 대해 “겨울이라 모기는 없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내국인 감염원자가 더 많기에 특정국 사람들을 제한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검역법 개정안, 의료법 개정안 등 일명 '코로나 대응 3법'을 통과시켰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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