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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종 코로나 '팬데믹'은 시간 문제...지역 사회 확산에 대비해야"

중앙일보 2020.02.26 12:02
미국이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 등 미국 내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미국 내 확진자수는 53명이지만,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이어지자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대비에 나선 것이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상원에서 신종 코로나 대비책과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상원에서 신종 코로나 대비책과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보건당국, 미국 확진자수 53명이지만 곧 확산될 것
트럼프 "초기부터 미국 입국 막은 것, 잘한 일"
샌프란시스코는 확진자 없는데도 비상사태 선언
WSJ, "키트 부족.. 확산 시작되면 혼란 있을 것"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5일(현지시간) 미국인들에게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에서 (신종 코로나의) 지역사회 전파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이 사태가 과연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메소니에 국장은 또 신종 코로나의 발병이 "매우 빠르게 진전하고 확대하고 있다"며 '아주 나쁜 상황'을 상정하고 기업과 학교, 병원이 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신종 코로나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신종 코로나 위기가 경제 악화로 이어져 재선 가도에 방해요소가 될 것을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25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칭찬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를 훌륭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1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고, 계속 그렇게 하자"고 치하했다. 그는 또 신종 코로나 발병 단계에서 세계 일부 지역으로부터의 미국 입국을 막았던 것을 강조하며 "당시 민주당이 '너무 이르다'며 반대했지만, 옳은 결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린 CDC는 이틀 만인 24일 이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조정하면서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로 유발된 호흡기 질환 발생이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며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신종 코로나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을 치하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서 신종 코로나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을 치하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낙관적 인식과는 별개로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되자 보건 당국자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의 미국 내 유행이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쪽으로 판단이 바뀌는 모양새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의 유입을 차단하는데 주력해 온 미국의 정책이 미국 내 발병을 기정사실화해 대응에 주력하는 것으로 바뀌는 셈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CDC의 앤 슈챗 수석부국장도 25일 오후 화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의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더 이상 만약(if)의 문제가 아니"라며 "언제,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염될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에서 앞으로 더 많은 신종 코로나 발병 사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럴 경우 "마스크가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이 의료용 마스크 3000만 개를 비축하고 있지만, 보건부 추산으로는 대규모 발병시 의료 종사자들을 위해 3억 개가 필요하다는 추산이다.
 
CDC의 경고가 나온 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도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아직 샌프란시스코에 확진자가 없지만, 시는 코로나 확산 위험에 관한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이지 위해 이런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24일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해 의회에 25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긴급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과거 유행병 예산보다 너무 적다고 비판하고 있다. 
 
25일까지 미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현재 53명이다. 하지만 검사 시행 건수 역시 500여건에 불과하다. 진단 키트가 부족하고, 실험실도 많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각 주와 카운티 정부는 애틀랜타에 있는 CDC 본부로 샘플을 보내 확진을 받아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험용 키트에 오류도 나타나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전하면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확산할 경우 진단 단계부터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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