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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코로나19로 금융회사 본점·지점 직원 재택근무 가능"

중앙일보 2020.02.26 12:00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본점·영업점 모든 직원의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지침을 내놨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해도 금융서비스를 계속 제공토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회사 재택근무를 가로막았던 ‘망분리’ 규제 합리화도 검토한다.  
 

금융사 전 직원 재택근무 가능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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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재택근무와 관련한 조치사항을 공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원격접속을 통한 재택근무가 가능한 인력에는 전산센터 직원 같은 필수인력뿐 아니라, 금융회사 본점·영업점의 모든 직원이 포함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 직원의 자택에 격리됨으로써 금융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 7일 금융위는 직원의 재택근무 가능 여부를 문의한 금융투자협회와 씨티은행에 한해 ‘비조치 의견서’를 내줬다. 비상상황 시 직원이 재택근무해도 ‘망분리’ 규제 위반으로 제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그 외의 다른 금융회사엔 금투협·씨티은행의 비조치의견서 이 내용이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을 전파했다.  
 
금융위는 보도자료에서 "외부 원격 접속을 통한 재택근무 시 가상사설망(VPN) 활용 등 보안대책을 적용해 해킹·정보유출 등의 위험은 방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망분리 규제 족쇄 풀리나

그동안 금융회사는 재택근무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2011년 농협 해킹사고를 계기로 2013년부터 금융회사는 ‘망분리’가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망분리란 금융회사 통신회선을 업무용(내부망)과 인터넷용(외부망)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연결되지 않고 고립된 전산망은 해킹으로 뚫릴 염려가 없다고 보고 만든 규제였다. 특히 금융회사 전산센터엔 ‘물리적 망분리’를 의무화했다. 내부망용 PC 따로, 인터넷 연결용 PC따로 분리해 써야 했다.
 
핀테크 업계는 망분리 규제를 ‘족쇄’로 지적해왔다. 내부 망과 외부 망을 나누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네트워크 장비, PC, 보안시스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등에 비용이 2배로 들기 때문이다. 업무생산성도 떨어진다.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관리를 위해서는 인터넷 연결이 필수적인데, 이를 차단함으로써 작업 시간이 낭비된다.  
 
핀테크 업계는 보안기술 발전으로 이젠 물리적 망분리 없이도 충분히 안전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모든 것이 연결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하는 규제라고도 비판했다. 실제 업무망 전체를 망분리하는 사례는 해외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금융당국 입장에선 한번 높인 보안 기준을 낮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자칫 사고라도 나면 ‘누가 낮췄냐’며 책임의 화살이 돌아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망분리 규제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감염병 확산이란 비상상황에서는 고립보다는 온라인 연결이 해결책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이번과 같은 비상상황, 근무환경 변화 등에 금융회사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망분리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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