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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은 청소년들 바글바글···PC방이 방역 사각지대 될라

중앙일보 2020.02.26 05:00
25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한 PC방. 약 100석의 청소년석 가운데 70석 정도가 찼다. 남궁민 기자

25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한 PC방. 약 100석의 청소년석 가운데 70석 정도가 찼다. 남궁민 기자

25일 오후 3시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한 PC방. 마스크를 턱에 걸친 청소년 3명이 자리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봤다. 
 
3명이 연달아 앉을 자리를 찾던 이들은 곧 이를 포기하고 각자 흩어져 앉았다. 약 200석의 PC방에 빈자리는 20여곳뿐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다수 학원이 잠시 문을 닫으면서 학원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용 자제를 당부한 PC방이나 독서실 등 다중이용시설에 여전히 청소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방역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소년석 70% 찬 PC방…'마스크 착용' 10명중 1명

25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가 한산하다. 대다수 학원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휴업하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끊겼다. 남궁민 기자

25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학원가가 한산하다. 대다수 학원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휴업하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끊겼다. 남궁민 기자

이날 기자가 찾은 목동 학원가엔 오가는 학생이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지난 23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유·초·중·고 개학 연기를 발표하며 학원에도 휴업을 권고하자 상당수 학원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학원 건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어제부터 학원들이 거의 다 문을 닫아서 오가는 학생이 거의 없다"면서 "식당도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식당은 아예 휴업에 들어갔다. 학부모가 학생을 기다리며 주로 이용하던 카페에도 손님을 찾을 수 없었다.
 
이처럼 식당가와 학원에는 발길이 뚝 끊겼지만, 인근 PC방은 상대적으로 학생들로 붐볐다. 약 100석의 청소년석을 두고 있는 A PC방은 빈자리가 30여곳에 그쳤다. 반면 30석 규모의 성인석은 20석 이상이 비어있었다. 
 
210석 규모의 B PC방을 운영하는 점주는 "코로나19 문제가 불거진 뒤에 학생들이 20% 정도 줄긴 했다. 항상 만석이었는데 오늘은 빈자리가 꽤 있다"면서 "그래도 학생들은 꾸준히 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국 유·초·중·고 학교의 1주일 개학 연기 방침과 함께 학원에도 휴원을 권고했다. 밝혔다.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모습. [뉴스1]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국 유·초·중·고 학교의 1주일 개학 연기 방침과 함께 학원에도 휴원을 권고했다. 밝혔다.사진은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모습. [뉴스1]

게임을 하는 청소년 가운데 마스크를 쓰고 있는 학생은 10명 중 1명꼴이었다. 대다수 학생은 마스크를 모니터 앞에 벗어 두거나 턱에 걸고 있었다. 박모(16)군은 "집에만 있을 순 없어서 마스크 쓰고 (PC방에) 왔다"면서 "몇 시간 동안 쓰고 있으면 답답해 벗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이 빽빽하게 모인 자리에서는 많은 대화와 고성도 오갔다. 밀집한 공간에서 침방울이 튀기 쉬운 환경이다. 정모(17)군은 "게임을 할 때는 보이스톡(게임 이용자들과 나누는 실시간 음성 대화)이 필수"라면서 "친구나 같은 편한테 할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PC방 업주들은 손소독제를 업장에 두거나 이용한 컴퓨터의 키보드를 세척하는 등 위생 관리에 나섰다. 하지만 수백명의 학생이 이용하는 PC방의 특성상 관리가 어렵다. B PC방 점주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화장실에 손소독제를 놨다"면서 "관리를 하려고는 하는데, 워낙 학생이 많이 오가서 쉽진 않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7개 시·도 교육감과 영상 회의를 열고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개학 연기에 따른 학사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7개 시·도 교육감과 영상 회의를 열고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개학 연기에 따른 학사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부는 해야죠" 성업 중인 독서실

 
독서실에도 학생이 몰렸다.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이른 시간부터 학생들은 독서실을 찾았다. 목동의 모 독서실 관계자는 "지난 주말이나 학원 휴원 이후에도 이용객에 큰 변화는 없었다"면서 "낮 시간대부터 학생들이 와서 이용한다"고 밝혔다. 김모(15)양은 "학원이 닫았기 때문에 일찍 독서실에 왔다"면서 "학생이 준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징후가 나타나면서 대응을 고민하는 독서실도 생기고 있다. 25일 40대 남성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노원구의 한 독서실 업주는 "학원가가 있는 동네에 확진자가 나와서 걱정이 크다"면서 "아직까진 정상 운영하고 있지만, 더 퍼지면 대책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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