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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민은행 1조3000억 ‘돈세탁’···코로나19가 만든 ‘웃픈’ 현실

중앙일보 2020.02.26 05:00

3년 만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감소한 것 말이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1~2위를 다투는 중국에서 배출량이 줄어든 건 2016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감소량도 적지 않다. AFP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핀란드 연구기관인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는 1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의 CO2 배출과 관련해서다. 영국 비영리 환경문제 정보공유 단체 ‘카본 브리프’(Carbon Brief)의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중국의 CO2 배출량이 지난 2일~16일 2주간 최소 1억 t 이상 급감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 CO2 배출량은 4억 t이다. 25% 이상 줄어든 셈이다. CREA는 이번 감소량 1억 t은 지난해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배출한 CO2의 총량의 6%에 이른다고 분석한다.
[신화망 캡처]

[신화망 캡처]

줄어든 이유가 웃프(웃기고 슬프)다.

CREA는 중국에서 급속히 퍼진 코로나19를 CO2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연구진은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된 후 연휴 연장과 폐쇄 조치 등으로 석탄과 석유 수요가 줄어들어 CO2 배출량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6일까지 2주 동안 중국 석탄 발전소 일일 발전량 변화.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카본 브리프 홈페이지 캡처]

지난 16일까지 2주 동안 중국 석탄 발전소 일일 발전량 변화.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카본 브리프 홈페이지 캡처]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 수입국이자 소비국이다. CREA에 따르면 중국의 석유 허브인 산둥성 정유공장들의 가동률은 2015년 가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16일까지 2주 동안 중국 석탄 발전소의 일일 발전량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WSJ 캡처]

[WSJ 캡처]

CREA는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제(春節) 연휴를 1주간 연장했다”며 “코로나19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는 중국 주요 산업 부문에서 생산량을 15~40%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분의 1 이상 줄어들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세계의 공장이 가동을 멈추자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감한 셈이다. 코로나19 역설이다.
 
코로나19가 만든 웃픈 현실은 또 있다.

중국 정부는 요즘 ‘돈세탁’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부정한 돈을 정당한 자금으로 둔갑시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중국 당국은 후베이성, 광둥성 등 코로나19가 집중 발병한 곳의 화폐를 수거해 폐기하거나 2주간 격리·소독하고 있다. 지폐에 묻어 있을지 모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서다. 손으로 화폐를 만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긴 후, 그 손을 입이나 코에 대면서 감염되는 사례를 줄이려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우한 등 집중 발병지 병원·가축시장·대중교통 등에서 유통되는 지폐를 반환하라고 각 지방 정부에 지시했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적어도 14일간 이 지폐들이 격리된 채 자외선 소독 등을 받는다. 소독 후 바이러스가 없다고 판단돼도 약 1주일간 유예 기간을 거친 뒤 시장으로 다시 유통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3일부터 열흘간 광둥성에서 약 78억 위안(약 1조 3000억원)이 수거됐고, 이 중 30억 위안(약 5100억원)이 재유통됐다고 전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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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새 화폐도 대규모로 찍고 있다. 화폐 수거로 현금 부족 현상이 벌어질 수 있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6000억 위안(약 102조원)을 긴급히 찍어 부족한 지역에 투입하고 있다. 우한에만 40억 위안 어치의 화폐를 긴급 투입했다. 지난 15일 판이페이(范一飛)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모든 작업은 위생적이고 통제 가능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며 “그러면서도 일반 은행들의 자금 공급 업무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이페이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중국신문망 캡처]

판이페이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중국신문망 캡처]

그럼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있는 돈이 모두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찰스 치우 미국 캘리포니아대(UCSF) 박사는 CNN에 “사스 코로나바이러가 물건 표면에서 최대 9일까지 생존한다”며 “하지만 변종인 코로나19에 대한 연구 자료는 부족하며, 환경 조건에 따라 생존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웃픈 현실은 경제에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가운데 오히려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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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중국 산업에 뜨는 게 모바일 앱 시장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중국의 많은 직장과 공장, 학교들이 문을 닫아 게임과 교육 등 모바일 앱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모바일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2일~19일 중국에서 애플스토어를 통한 앱 다운로드 건수는 2억 2000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다. 수익으로 보면 게임 앱이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다. 덕분에 중국 최대 모바일 게임 업체 텐센트의 주가는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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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CNBC는 최근 코로나로 뜨는 업체로 미 세정살균제 브랜드 클로락스, 화상회의 전문업체 줌비디오, 원격의료 기업 텔러독, 항바이러스제 제조사 길리어드를 꼽았다. 모두 코로나19를 피하거나 치료하는 데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업체들이다.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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