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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연 논설위원이 간다] 김문수 “보수 분열 아냐, 미래통합당과는 선거연대 할 것”

중앙일보 2020.02.26 00:59 종합 26면 지면보기

전광훈 목사 구속, 친박신당 창당 … 태극기 세력 어디로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선거법 위반이란 전광훈 목사 구속 사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정작 구속돼야 할 사람은 부정선거를 자행한 청와대 분들“이라며 ’강력한 석방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선거법 위반이란 전광훈 목사 구속 사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정작 구속돼야 할 사람은 부정선거를 자행한 청와대 분들“이라며 ’강력한 석방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변선구 기자

지난 22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광장. 잔뜩 찌푸린 날씨에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더니 금세 진눈깨비로 또 눈보라로 바뀌었다. 찬바람까지 일어 추운 날씨였다. 1만명 안팎의 대부분 나이 지긋한 참석자들이 물기와 냉기 가득한 도로에 주저앉아 “문재인 하야”를 외치고 있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을 에워싸고 세종대왕 동상까지 빼곡했다. 모두 마스크와 비닐 우의 차림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쥐었다. 화가 난 표정도 한결같았다. 주말 광화문 태극기 집회다.
 

“전광훈 목사 선거법 위반이라는데
정작 부정선거한 건 청와대 아닌가
유승민에 꿇은 황교안 비겁하지만
결국 문재인 정권 심판이 총선 과제”

‘공산주의자’ ‘미친 정부’ ‘기생충 박멸’ 등이 적힌 붉은 글씨 현수막과 자유통일당 깃발이 강풍에 흩날렸다. ‘도심 내 집회금지’를 알리는 서울시장과 종로경찰서장의 팻말도 똑같이 많았다. 단상은 광화문 넘어 청와대를 향했다. ‘흉악한 좌익 빨갱이’로 시작한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의 연설은 거칠었다. ‘끌어내려’와 ‘감옥에 처넣어야’가 반복됐다. 같은 함성과 연호가 바람에 실려 날아가다 ‘도심 집회를 금지합니다’란 안내 방송과 맞부딪쳤다. 광장은 열기로 달아올랐다.
 
이번 주말(29일) 더 큰 규모의 3·1절 반정부 규탄을 예고한 뒤 끝난 이날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집회를 놓고선 논란이 한창이다. 주최 측은 ‘임상적으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야외에선 감염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난리 통에 군중집회냐’며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금지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당장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가급적 모든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가세했다. 태극기 세력 내에서도 갑론을박이다. 자유통일당과 하나로 뭉친다던 우리공화당은 불참했다.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24일 밤 구속됐다. 어제 홍문종 의원의 친박신당 창당으로 태극기 세력은 서로 다른 3당으로 분열됐다. 갈라진 태극기 세력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장 3·1절 대규모 광화문 집회는 예정대로 강행할 것인가. 김문수 대표에게 물었다.
 
서울시는 광화문 집회를 금지하고 전광훈 목사는 구속됐다. 이번 주말 집회는 강행하나.
“현재로선 예정대로 한다. 주말 집회서 문재인 정권의 포악성을 널리 알리겠다. 전광훈 목사가 집회를 사실상 주도하는데 구속돼 반발이 더 커졌다. 가뜩이나 ‘자유 우파는 의리가 없다’는 말을 달고 산다. 우린 강력한 석방 투쟁으로 그렇지 않다는 걸 몸으로 보여주겠다.”
 
같은 태극기 세력이지만 우리공화당은 집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당초 함께 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컸다. 우리공화당은 대구가 기반이어서 서울 원정 집회에 부담이 큰 모양이다.”
 
연합집회를 한다는 건 다시 결합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가능한 한 빨리 통합할 거다. 태극기 세력은 하나의 덩어리다. 크게 보면 다른 게 없다. 그저 사소한 이런저런 이견들이 있지만 곧 뭉친다.”
 
사소한 차이가 뭔가. 왜 분열됐나.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거리를 보면 가장 가깝다고 주장하는 게 친박신당이고 다음이 우리공화당이다. 박 전 대통령 석방과 불법 탄핵 책임을 앞세운다. 우린 문재인 정권 심판이 우선이다. 주안점이 조금씩 다르다. 뭘 앞세워야 할지와 같은 문제가 있다.”
 
미래통합당도 문재인 정권 심판을 주장한다. 합치나.
“그럴 가능성은 아주 적다. 미래통합당은 좌편향을 거듭하더니 결국 중도정당으로 갔다. 우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한·미·일 3각동맹을 우선한다. 생각이 많이 다르다. 지금 세계는 신냉전시대고, 반주사파의 확고한 우파 정당만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
 
구체적으로 황교안 대표가 뭘 잘못하고 있나.
“유승민 의원 요구에 무릎 꿇고 자유한국당을 해체한 게 가장 큰 잘못이다. 굉장히 비겁한 짓이다. 지금 힘을 모아 싸워야 할 대상은 문재인 정권인데 거꾸로 집회를 하지 말라며 우릴 공격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 따라 덩달아 나선 꼴인데 적과 동지를 구별 못 한다.”
 
선거를 앞두고 자유통일당을 만들어 표를 가르는 건 보수 분열 아닌가.
“분열 아니다. 지역구 후보는 앞으로 미래통합당과 단일화할 거다. 당에선 내가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내가 나가면 황교안 대표는 떨어지고 이낙연 후보만 어부지리한다. 그런 게 분열인데, 그렇게 안 한다.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이란 위성 정당을 만들었다. 지역구 아닌 비례의원용이다. 그걸 분열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야권이 힘을 합쳐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게 제1과제다. 각자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전광훈 목사가 구속 전인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 태극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전광훈 목사가 구속 전인 22일 서울 광화문 광장 태극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김문수 대표는 70년대 내내 박정희 정부에 맞선 학생운동권 주류였다. 80년대엔 노동운동을 대표하는 PD계열이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동지로 지내던 시절의 김문수는 전설이었다. 운동권의 황태자이자 하늘 같은 선배였다”고 말했다. 그러다 90년대 들어 민중당을 만들고 1992년 총선에선 민중당 후보로 전국구에 출마했다.
 
이후 한나라당에 입당해 3선 국회의원, 재선 경기지사를 지냈지만 의원 시절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 발언으로 두 사람은 서먹한 관계였다. 개신교 신자가 된 것도 최근 일이다. 1980년대 노동운동, 학생운동을 하다가 수배되자 한 천주교 시설에 은신하던 중 세례를 받은 게 천주교 신자가 된 계기라고 한다. 그러다 2018년 개종했다는 것이다. 그러곤 지난해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선 ‘위대한 혁명가시여. 당신의 따님 우리가 구하겠습니다’란 추도사를 읽었다.
 
30년 전엔 좌파 정당을 만들었고 지금은 정반대로 달린다. 왜 그런가.
“좌익에서 우파로 바뀐 건 80년대 말 소련 붕괴가 계기였다. 거기에다 노무현 정부만 해도 덜했는데 지금 문재인 정권은 아주 분명하고 확실한 좌익이다. 나라를 송두리째 무너뜨리고 있다.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 이걸 막아야 내가 천당 갈 수 있지 않겠나.”
 
종교는 왜 바꿨나.
“물론 일부지만 천주교 강론을 듣다 보면 좌파적 시각이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엔 종교가 아니라 친문재인, 친북 세력이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내가 경기지사로 재직할 땐 천주교서 4대강 반대한다고 970일 동안 매일 미사를 드렸다. 가고 싶지 않았다.”
 
총선에서 몇 석이나 얻을 수 있다고 보나.
“20석 만들고 싶다. 교섭단체 숫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총선 전에 나올까.
“아마도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 그런 분이 아니지 않나.”
 
태극기 3당, 미래통합당에 합류할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전쟁터와 다름없는 선거판에선 더욱 그렇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3당은 24일 민생당으로 합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영남 쪽은 분화하는 중이다. 홍문종 무소속 의원이 주축이 된 친박신당이 25일 출범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 세력’은 우리공화당, 자유통일당과 함께 3분열됐다.
 
홍 의원은 “조만간 유영하 변호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가 옥중 메시지를 받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해온 유영하 변호사는 미래통합당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두고 탈당했다. ‘유승민 의원이 들어오는 당에 남아 있을 수는 없다’는 게 탈당 이유라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게 태극기 세력의 주장이다. 김문수 대표는 “배신 탄핵 유승민의 요구에 무릎 꿇은 미래통합당 출범은 실패”라고 주장했다. 우리공화당은 탄핵에 찬성했던 유승민·김무성 의원의 대국민 사과 및 정계 은퇴를 합류 조건으로 내걸었다. 주장이 같은데도 분열하는 건 주도권 다툼의 측면이 크다.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탄핵 주도 인사들이 다수인 새보수당쪽은 태극기 세력과 손잡고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에 ‘절대 불가’다. 그런 만큼 현재로선 미래통합당과의 합류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통합 대신 선거연대라면 가능성이 많다. 몇백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선거에서 보수 표심이 분열되는 걸 양쪽 모두 원치 않기 때문이다.
 
최상연 논설위원, 정리=김서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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