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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피해 입은 월미도 실향민 지원금 받는다

중앙일보 2020.02.26 00:30 종합 16면 지면보기
인천상륙작전 66주년을 맞아 해군이 2016년 인천 월미도 앞 해상에서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를 펼쳤다. [중앙포토]

인천상륙작전 66주년을 맞아 해군이 2016년 인천 월미도 앞 해상에서 인천상륙작전 재연행사를 펼쳤다. [중앙포토]

 
1950년 인천상륙작전 당시 폭격으로 생활 터전을 잃은 월미도 실향민들이 생활안정 지원금을 받게 됐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때 미군 폭격으로 피해를 본 월미도 주민에 지급하기 위한 생활안정 지원금 신청 공고를 다음 달 2일 낼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인천시, 매달 25만원 지급 계획
실향민은 귀향길 열리기도 기대

 
지난해 9월 ‘과거사 피해주민 귀향 지원을 위한 생활안정 지원 조례안’이 인천시의회를 통과한 이후 시는 이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해왔다. 월미도 장기민원 조정위원회와 과거사 피해주민 생활안정지원 심의위원회(심의위원회)에서 지원금 지원 대상과 일정 등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시에 따르면 지원금 지급 대상은 최대 44명이다. 실향민으로 인정된 37명과 당시 폭격으로 사망한 이들 중 신원이 확인된 10명(중복 3명)이 대상이다. 조례안은 심의위원회가 의결한 사람 중 인천시에 주소를 둔 이들에게 예산 범위에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실제 지급 대상은 40명 이하가 될 전망이다. 시는 4월까지 신청을 받은 뒤 적격자 심사를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매달 25만원씩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인천상륙작전 때 폭격으로 고향 떠나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는 인천시의회가 추진하는 조례는 인천상륙작전 폭격 피해를 보상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해 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는 인천시의회가 추진하는 조례는 인천상륙작전 폭격 피해를 보상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해 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 원주민은 미군 폭격으로 피해를 입고 고향(현재 인천시 중구 북성동)을 떠났다. 이들은 1952년부터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군 부대 주둔, 각종 개발계획 등의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인천시는 이 땅을 국방부로부터 매입해 월미공원을 조성했다.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월미도 미군 폭격 사건 조사 보고서에서 “전쟁이 끝난 뒤 월미도는 군사기지가 됐고, 유족과 거주민은 고향으로 되돌아가지 못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들에게 귀향, 위령 사업 지원을 비롯해 명예회복조치를 하라고 권고했다.
 

행안부 재의 요구로 수차례 조례 수정하기도

이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월미도 피해주민 지원을 위한 조례가 인천시의회에 수차례 발의됐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두 차례 재의 요구를 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행안부는 2011년 발의된 조례에서 지원 대상을 ‘외부의 강제적이고 불가항력적인 사정으로 주거지를 이주한 경우’로 규정한 것과 지난해 발의된 조례에서 심의위원회를 거쳐 지원 대상 범위를 확정한다고 규정한 부분이 지자체 사무에 해당하는지가 불명확하다고 판단했다. 지방자치법 제22조에 따르면 지자체는 국가 사무가 아닌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해서만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는 인천시의회가 추진하는 조례는 인천상륙작전 폭격 피해를 보상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해 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월미도원주민귀향대책위원회는 인천시의회가 추진하는 조례는 인천상륙작전 폭격 피해를 보상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피해 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이에 안병배 시의원 등은 지원대상을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피해자로 분류한 37명 중 인천 거주자로 제한하는 등 지자체가 자의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할 여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법령위반 소지를 배제하는 쪽으로 수정된 조례안은 지난해 9월 가결 처리돼 공포됐다.
 
월미도 실향민들은 생활 안정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시의 조치를 반기면서도 장기적으로 귀향길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한인덕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장은 “이번 조치로 실향민들의 피해는 공식적으로 인정됐다”며 “정부와 인천시가 귀향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과거 거주하던 곳에 월미공원이 생긴 만큼 대체부지 등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석용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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