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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 표본 편중 논란…응답자 66%가 “문 대통령 찍었다”

중앙일보 2020.02.26 00:04 종합 12면 지면보기
이낙연(左), 황교안(右). [연합뉴스·뉴시스]

이낙연(左), 황교안(右). [연합뉴스·뉴시스]

여당 지지층의 과대 반영인가. 일반적인 승자편중현상인가.
 

19대 대선 때 득표율 32%의 2배
문 대통령 지지층 과다포함 의혹
야당 “의도적인 여론조작 아니냐”
전문가 “일반적인 승자편중 현상”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9~20일 뉴시스 의뢰를 받아 실시한 여론조사를 두고 25일 정치권에서 제기된 의문이다. 리얼미터는 당시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6명을 대상으로 4·15 총선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50.3%,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39.2%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의문이 제기된 건 표본의 대표성이다. 여론조사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65.7%(339명)가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혀서다. 통계 오류를 줄이기 위해 보정을 한 ‘가중값’ 적용치 역시 63.2%(326명)였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4247만9710명) 대비 얻은 표 비율 31.6%(1342만3800표)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통상 문 대통령의 득표율이 41.1%로 알려졌지만 이는 투표자(3280만7908명) 대비다.
 
이에 비해 가중값 기준으로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이들의 비율은 12.2%(63명), 안철수 후보는 8.1%(42명)로 대선 때 비율보다 낮았다. 지난 대선에서 두 후보의 전체 유권자 대비 득표율은 각각 18.5%(785만2849표)와 16.5%(699만8342표)였다. 문 대통령 지지층이 과대 표집(특정 집단의 여론이 실제보다 부풀려 수집)되고, 야당 후보 지지층이 과소 표집됐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미래통합당 등은 “의도적인 여론조작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희경 통합당 대변인은 “리얼미터는 이미 선관위로부터 경고도 받았고 회사 간부 출신이 ‘조국백서’ 필진임도 확인됐다”며 “계속해서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단순한 실력 부족이 아니라 명백히 의도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지난해 5월에도 한 차례 제기됐다. 당시 주간 정례 여론조사(13~15일 실시)에서다. 1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53.3%(800명)로 나타났다. 반면 홍준표·안철수 후보에 투표했다는 이들은 13.0%(195명)와 11.7%(175명)에 그쳤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의도적 왜곡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여론조사를 하면 현직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승자편중 현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라는 이유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연구위원은 “승자 편중 현상이 상식 밖으로 크게 나타나면 문제가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 ‘상식 밖’을 어느 선으로 볼 건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며 “어떤 정부에서건 현직 대통령을 찍었다는 답변이 실제보다 많다”고 전했다.  
 
실제 문 대통령의 투표층이 50% 안팎이란 조사들도 제법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권 2년 차인 2014년 5월 조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찍었다고 답변한 비율이 46.6%(유권자 대비 득표율은 39%)였다.
 
익명을 요청한 전문가는 그러나 “미국은 승자 편중이 10% 이내”라며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표본이 모집단을 제대로 대표하고 있는지가 중요한데 그런 기준에서 보면 품질 좋다고 말하긴 곤란할 듯하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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