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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특별한 옷 필요하면 연락줘

중앙일보 2020.02.26 00:04 종합 14면 지면보기
지난 1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울마크 프라이즈’ 결승전에 참가한 한국 패션 브랜드 ‘블라인드니스’의 박지선(왼쪽)·신규용 디자이너. 가운데는 글로벌 패션 모델 수주. [사진 블라인드니스]

지난 1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울마크 프라이즈’ 결승전에 참가한 한국 패션 브랜드 ‘블라인드니스’의 박지선(왼쪽)·신규용 디자이너. 가운데는 글로벌 패션 모델 수주. [사진 블라인드니스]

호주 ‘울(양모)마크 컴퍼니’가 주최하는 ‘2020 울마크 프라이즈’가 지난 17일 오후 영국 런던 암비카 갤러리에서 열렸다. 우승은 아일랜드 출신의 디자이너 리처드 말론, 올해 처음 생긴 ‘칼 라거펠트 어워드’는 미국의 보디가 차지했다. 이 무대 뒤에서 이름이 불리길 기다린 한국 디자이너들이 있었다. 브랜드 ‘블라인드니스’의 신규용·박지선 디자이너다.
 

패션 디자이너 커플 신규용·박지선
울마크 프라이즈, LVMH 잇단 입상
“한국 통념 깨는 옷, 세계서도 평가
올해부턴 K팝과 협업 시너지 낼 것”

울마크 프라이즈는 1954년 칼 라거펠트와 입 생 로랑을 첫 우승자로 배출한 행사로, 루이비통모엣헤네시 그룹의 ‘LVMH 프라이즈’와 함께 국제 패션계의 대표적인 신진 디자이너 등용문으로 꼽힌다. 50여 개국에서 지원한 패션 디자이너 300여 명 중 10명(혹은 팀)을 결승 후보로 선정한 뒤 시상식 당일 우승자를 가려내는데, 블라인드니스가 결승 후보에 올랐다. 패션과 가구디자인을 각각 공부한 신·박 두 디자이너는 서른 두 살 동갑내기 연인 사이. 시상식 다음날 그들을 만났다.
 
우승 수상을 놓쳐 아쉽겠다.
신규용(이하 신)=“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좋았다.”

박지선(이하 박)=“다른 디자이너들은 다들 우승을 기대했는지 최종 발표 시간이 되자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고치더라. 우리만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하하.”
 
2017년에는 LVMH 프라이즈 준결승전까지 올랐다.
=“우승자인 리처드 말론을 포함해 어제 후보에 오른 디자이너들이 거의 LVMH 프라이즈에서 만난 팀들이다.”
 
디자이너들이 울마크와 LVMH 프라이즈에 많이 지원하는 이유는.
=“신인 디자이너가 자신을 홍보할 최고의 기회다.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실력과 이름을 알릴 수 있어, 그 자체로 대단한 이력이 된다. 우리 옷이 해외 시장에 수출될 때, 주요 패션 도시에서 열린 대회 수상 경력은 큰 도움이 된다.”
 
블라인드니스가 울마크 프라이즈 2020에 내놓은 작품들. [사진 블라인드니스]

블라인드니스가 울마크 프라이즈 2020에 내놓은 작품들. [사진 블라인드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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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니스의 옷은 꽤 강렬하다.
=“2017년 처음 둘이 의기투합할 때 ‘세상에 없는 우아한 남성복을 만들자’ 생각했다. 그래서 미술작품처럼 의상 작업을 한다. 과감한 도전을 많이 하는데 이런 실험 정신이 좋게 평가받는 것 같다.”

=“세계 패션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적 측면도 있다. 트렌디한 주제를 골라 우리 감성과 잘 접목시키면서도 한국 사회의 통념을 깨는 옷을 만들려고 한다. 군복 스타일에 화려한 비즈 장식을 달아 ‘젠더리스 밀리터리 룩’을 만들고 성별을 구분하는 낡은 관습에서 자유로워짐을 표현하는 식이다.”
 
이번 울마크 프라이즈에 출품한 의상 콘셉트는.
=“컬렉션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데, 이번엔 해양 오염을 스스로 감시하는 해군과 지속가능성 패션을 생각하며 준비했다. 폐어망을 연상시키는 얼굴 장식에는 천연 진주를 사용했다(작은 사진). 바다 색과 물결 느낌을 내기 위해 직접 천연 염색한 원단을 썼다.”
 
블라인드니스의 옷을 국내 유통에선 잘 볼 수 없는 이유는.
=“해외 판매 비중이 90% 정도로 많다. 중국·홍콩 등의 아시아 시장과 런던 을 포함한 유럽 4~5개국의 유명 편집숍 위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신규용 디자이너는 “한국의 패션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졌고, K팝과 연계가 잘 돼 있어서 서로 잘 협업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젠 한국 판매에 신경쓸 시점”이라고 했다.
 
향후 계획은.
=“올해는 K팝 가수의 무대 의상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싶다. 2017년 ‘엑소’의 무대의상을 제작했었는데, 서로 윈윈하는 좋은 경험이었다. 특별한 옷이 필요한 가수라면 연락 달라. 우린 열려 있다.”
 
런던=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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