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해녀 갈수록 줄고 늙고 있다…70대 이상이 절반 넘어

중앙일보 2020.02.26 00:04 종합 16면 지면보기
지난해 5월 제주해녀들이 테왁(바다작업용 물에 뜨는 스티로폼)과 망시리(채취한 해산물을 담는 주머니)를 들고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로 물질 을 하기 위해 걸어 들어가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해 5월 제주해녀들이 테왁(바다작업용 물에 뜨는 스티로폼)과 망시리(채취한 해산물을 담는 주머니)를 들고 제주시 구좌읍 앞바다로 물질 을 하기 위해 걸어 들어가고 있다. 최충일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제주 해녀의 고령화가 매년 심화하고 있다.
 

작년 3820명…전년보다 78명 감소
고령화로 은퇴나 조업중단 많아

해녀학교 세워 신규 해녀 양성
30대 해녀 조금씩 늘어나 27명

제주도는 25일 “제주의 해녀가 지난해 현재 3820명으로 2018년(3898명)보다 78명(2%) 감소했다”고 밝혔다. 1970년대 1만4000여 명이었던 제주 해녀는 1980년대 7800여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7년에는 3985명까지 줄면서 4000명 선이 무너졌고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녀들의 고령화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70대 이상인 제주 해녀는 전체 3820명 중 58%(2235명)에 달한다. 반면 나이가 적은 해녀들의 숫자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60~69세 30%(1174명), 50~59세 8%(322명), 40~49세 1%(56명), 30~39세 0.7%(27명) 등이다.
 
30세 이하 해녀는 전체의 0.2%인 6명에 불과하다. 현재 등록된 최고령 해녀는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어촌계 소속 라모(98)씨로 1923년생이다. 최연소 해녀는 3년 차 경력을 가진 대정읍 일과2리 정모(24)씨로 1996년생이다.
 
제주도내 해녀 연령별 현황

제주도내 해녀 연령별 현황

해녀 수가 급감하는 것은 새로 해녀가 되려는 사람이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고령화까지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해녀는 직업의 특성상 나이가 들면 신체활동에 제약을 많이 받는 만큼 은퇴하거나 조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다.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고령 해녀들의 사고 예방을 위해 어촌계를 통해 해녀 조업을 포기하는 은퇴자를 받고 있다. 지난해 1년 동안 137명의 해녀가 은퇴했으며, 이들에게는 한 달에 30만원씩 3년간 수당이 지급된다.
 
지난해 제주 해녀는 2018년보다 162명이 줄어든 반면 신규 해녀는 84명 수준에 머물렀다. 1년 새 78명이 줄어든 셈이다. 게다가 신규 해녀의 규모에는 과거 해녀였다가 일을 그만둔 후 다시 해녀로 나선 34명도 포함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도와 제주 해녀들은 해녀학교를 세워 신규 해녀를 양성하려 노력하고 있다. 해녀학교는 매년 젊은 해녀의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젊은 해녀를 대표하는 30대 해녀는 2013년 7명에서 2016년 14명, 2017년 18명, 2018년 25명, 지난해 27명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해녀 문화를 전승하기 위한 민간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양종훈 상명대학교 교수(한국사진학회장)는 오는 4월 15일까지 제주국제평화센터 기획전시실에서 ‘제주 해녀 사진특별전’을 열고 있다. 제주 출신인 양 교수는 이번 전시에서 해녀들이 뭍에서 물질을 준비하는 과정, 물질 후 돌아가는 장면 등을 담은 사진을 출품했다. 20여 년 동안 제주 해녀를 촬영해 온 양 교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해녀의 위대한 정신과 가치를 영원히 보존하고 잊지 않기 위해 사진전을 열었다”고 말했다.
 
제주 해녀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와 『고려사』에서는 당시의 해녀와 관련된 단어들을 찾아볼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제주 해녀가 『제주풍토기』 등에 구체적으로 표현돼 있다.
 
2016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 해녀들은 대부분이 농사일을 겸하고 있다. 물때에 맞춰 바다로 나가 물질을 하고 지역에 따라 당근·무 등 채소는 물론, 감귤 등 과일까지 수확한다. 해녀들은 물때가 맞아야 하고 기상 상황에 영향을 받는 만큼 한 달에 10~15일만 물질을 한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