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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엔 마스크 박스째 든 중국인…주민센터는 3일에 1개 지급

중앙일보 2020.02.25 19:07
지난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출국장 입구에 마스크 박스가 쌓여있는 가운데 인천공항 경비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유실물센터로 옮기는 모습.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뉴스1]

지난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출국장 입구에 마스크 박스가 쌓여있는 가운데 인천공항 경비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유실물센터로 옮기는 모습.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뉴스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25일 밤12시부터 시작되는 마스크 수출 제한을 앞두고 이날 인천국제공항에는 중국으로 향하는 마스크 박스 행렬이 여전히 장사진을 이뤘다. 정부가 마스크 수출을 대폭 줄이고 개인별 반출(300개 이하)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박스째 마스크를 들고 공항을 통과하는 건 이날이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전까지는 화장품 같은 면세품들을 반출하던 중국 보따리상들이 이번 달부터는 마스크로 다 품목을 바꿨다"며 "보따리상을 포함해 개별 관광객 반출까지, 한달간 대량으로 마스크가 중국으로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또다른 인천공항 관계자는 "한달 전부터 마스크 박스는 인천공항 출국장에 늘 대량으로 있었다"며 "그건 다 아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마스크 1장 받으려 주민센터 들러 신분증 제출 

25일 서울 성동구 사근동 주민센터에서 마스크를 타간 주민들은 대장에 이름과 연락처, 거주지 주소를 적고 1개씩 받아갔다. 사진은 마스크 지급 대장. 석경민 기자.

25일 서울 성동구 사근동 주민센터에서 마스크를 타간 주민들은 대장에 이름과 연락처, 거주지 주소를 적고 1개씩 받아갔다. 사진은 마스크 지급 대장. 석경민 기자.

이날 국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었다. 
약국에는 일회용 KF94 마스크가 없었고, 그나마 마스크를 나눠주는 것으로 알려진 주민센터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 서울시 성동구 사근동 주민센터에서는 중년 여성 두 명이 마스크를 1개씩 받아갔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관할 주민에게만 마스크를 주는데 3일에 1개씩 준다"며 "마스크를 타려면 신분증을 제시하고 핸드폰 번호를 적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강모(37)씨도 "일회용 마스크 마지막 판매는 2~3주 전이었다"며 "마스크가 어디로 나가는지 아예 못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약국들도 일회용 마스크는 모두 품절이었다. 관광지가 없는 주거 밀집 지역이지만 한 달 전부터 중국인들이 찾아와서 마스크가 들어오는 대로 사 간다고 한 약사는 전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25일 현재 국내 하루 마스크 생산량은 1100만개 수준이다. 마스크 생산량은 충분한데 약국이나 마트, 온라인 공식 유통 창구에서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품귀 현상이 일어나 불만이 커졌다. 마스크 가격도 성인 기준 1매당 3000~6000원에 판매되는 등 코로나 사태 이전 대비 수배 뛰었다. 마스크를 구하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마스크 사기도 기승을 부렸다. 주민센터에서 만난 중년 여성은 "너무 어려워서, 마스크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왔다"고 말했다.
 

2월 중국 수출, 전년 대비 200배 폭증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생산 마스크의 상당 비율은 중국에 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스크를 포함한 기타 제품(분류번호 HS6307909000)의 중국 수출 규모는 1억6135만 달러(약 1960억원)로 전년 대비 100배 이상 증가했고 2월(20일까지)에는 1억3548만 달러로 200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같은 품목 전체 수출액 대비 90%로 마스크 대부분이 중국에 수출되는 셈이다. 여기에는 중국 여행객이나 보따리상이 인천공항을 통해 반출한 마스크 수치는 포함되지 않아 반출 규모는 더 크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에서 중국과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에 지원하는 마스크 규모도 각각 수만장에 이른다.  
 
마스크 수급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결국 당·정·청은 이날 마스크 국내 생산량을 내수로 돌릴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오전 당·정·청 협의에서 이해찬 대표는 "마스크 국내 생산량은 모두 내수로 돌린다는 자세로 임하고 사재기와 비축 등 불법행위는 남김없이 색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국내 마스크 대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26일 0시부터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과 개별 해외 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앞으로 마스크 수출은 마스크 생산업자에 한해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가능하다. 또 마스크 생산량의 50% 이상은 공적판매처(농협·우체국·하나로마트·공영홈쇼핑 등)를 통해 출고된다.
 
석경민·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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