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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희망 품고 韓 온 몽골인, 코로나 확진 하루뒤 숨졌다

중앙일보 2020.02.25 18:47
지난달 28일 오후 고양시 명지병원 격리음압병동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의심환자의 시료를 다루고 있다. 공성룡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고양시 명지병원 격리음압병동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의심환자의 시료를 다루고 있다. 공성룡 기자

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에 온 몽골인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25일 명지병원에 따르면 몽골인 환자 A(35)씨가 국가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후 5시 50분 사망했다. 병원 측은 "기저질환인 만성 간질환과 말기 신부전증이 심장기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12일 간이식을 위해 입국했고, 12~18일 서울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환자는 지난 24일 경기 남양주 별내동 집에서 식도정맥류 출혈로 119 구급대에 실려 명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환자는 입원 직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RT-PCR)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명지병원은 "A씨가 병원 도착 당시 상태가 위중했고 해외에서 입국한 환자여서 응급실이 아닌 음압격리병실로 곧바로 입원시키고 응급처치를 했다.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 검사한 결과 이날 오후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됐다"라고 밝혔다.
 
 
병원 도착 당시 이 환자의 상태는 말기신부전으로 콩팥기능이 거의 망가진 상태였다. 간 기능 역시 회복 불능 상태였다.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24시간 연속신장투석장치인 'CRRT(Continuous Renal Replacement Therapy)'를 시행했다고 한다. A씨는 25일 오전 10시 경 갑자기 심정지 상태가 됐다.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해 한 차례 위기를 넘겼고, 이어 인공호흡기도 연결했다. 하지만 이 날 오후 또 한 차례의 심정지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에는 명지병원을 방문한 A씨의 아내와 누나 등 가족들은 보호복을 입고 음압격리병실에서 환자를 면회했다.
 
의료진에게 환자의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들은 가족들은 “간이식이 불가능한 상태라 이미 이별을 각오하고 있었다"며 "코로나19 감염이 아닌, 간부전과 신부전으로 임종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의료진에 "또 다시 심정지가 와도 더이상 심폐소생술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보호복을 모두 착용한 의료진의 음압병실에서 환자를 치료했지만, 두 번의 심정지 이후 급속도로 환자 상태가 악화돼 사망했다”고며 “이미 신장, 간, 심장등의 기저질환이 심각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망원인은 코로나19보다는 기저질환 때문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 확진 이후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일시 폐쇄조치 및 소독에 들어갔다. 이 병원 관계자는 "A씨가 우리 병원을 찾은 12~18일에는 검사 결과 폐렴 소견이 없어서 응급실 내부 일반병실에 배정된것이었다. 18일 퇴원할때까지 관련 의심 증상이 전혀 없었다. 언제 감염됐는지 우리로선 알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내 59명 접촉자들에 대한 검사 결과는 이날 밤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스더ㆍ최모란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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