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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같은 혁신인줄 알았는데···타다 무죄뒤 미묘해진 카카오

중앙일보 2020.02.25 18:26
카카오모빌리티는 대형승합택시 '벤티'를 최근 확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형승합택시 '벤티'를 최근 확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법안을 처리하라!' (마카롱택시) 
'법안을 폐기하라!' (타다)
'이러면 나도 계획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놓고 주요 모빌리티 업체 3곳의 입장 차이가 뚜렷해졌다. 2월 임시국회 쟁점 법안 중 하나인 이 법안의 핵심은 '타다'식 렌터카 운행을 금지하고, 기존 택시를 다양화하는 '플랫폼택시'를 제도화하는 것.  
 

무슨 일이야?

-25일 ‘마카롱택시’ 운영사인 KST모빌리티 이행열 대표가 “국회에 계류 중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달라”는.입장문을 냈다. “개정안은 택시 안팎에서 피어난 혁신 모빌리티를 담아낼 수 있는 큰 그릇”이라며 “더 이상 제도적 불안정을 지속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5일 이재웅 쏘카 대표는 “국토교통부와 민주당이 왜 타다금지법을 밀어붙이는지 이해 안 된다”며 법안 폐기를 주장했다. 쏘카는 타다 운영사인 VCVN의 모회사다.
-25일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타다식 렌터카 호출에 대해 “시장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지만, “고려하지 않는다”던 기존 입장과는 달라졌다.
 

이게 왜 중요해?

-처음으로 택시가 아닌 '혁신 모빌리티' 산업계 내부에서 법안 통과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행열 대표는 그간 이재웅 대표가 주장한 바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개정안은 반(反)혁신이 아니라 혁신으로 가는 길”이라며 “개정안의 취지를 왜곡하는 의견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성명서 중 “정부ㆍ업계ㆍ전문가의 협의 과정과 노력(으로 나온 법안)을 ‘기득권 지키기’로 폄하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사실상 이재웅 대표를 찍어 비판한 것.
-‘렌터카 기반’ 대 ‘택시 면허 기반’ 모빌리티 스타트업 간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왜 지금이야? 

-지난 19일 타다는 법원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렌터카 호출에 기사 알선을 결합한 운행이 합법이라는 것.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잡혀 있다. 여기서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법사위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타다 무죄 판결을 반영해 법안을 수정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국토교통부와 여당은 일부 수정해서라도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배경이 뭐야?

-여객운수법 개정안은 기존 택시의 면허권을 인정하고 총량을 유지하면서 마카롱·카카오 등 플랫폼업계에 문을 열어주는 내용이다. 국토부의 ‘플랫폼 택시안’을 기반으로 한다. ‘택시 생존권을 존중한 연착륙’이라는 평가와 ‘기존 택시업계 편을 들어줬다’는 비판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KST모빌리티는 국토부 가이드대로 했다. 1대당 수천만 원씩 주고 택시 면허를 인수했다. 그런데 타다 방식은 합법이 되고 여객운수법 개정안이 폐기되버리면 헛돈을 쓴 셈이 된다. 렌터카 기반 서비스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없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렌터카 진출을 검토한다는 것은 ‘이런 식이면 우리도 렌터카로 한다’는 볼멘 소리인 셈.
KST모빌리티가 택시 면허를 인수해 운영하는 '마카롱택시'. 사진 KST 모빌리티

KST모빌리티가 택시 면허를 인수해 운영하는 '마카롱택시'. 사진 KST 모빌리티

그 전엔 무슨 일이?

-KST모빌리티는 최근 약 1년 만에 130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 때문에 돈줄이 막혔었다. 이행열 대표가 성명서에서 “이렇게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현대자동차는 KST모빌리티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양사는 마을버스형 택시 ‘셔클’도 시범운영 중이다. 개정안이 무산되면 현대차가 플랫폼 택시에 계속 투자할 지도 불투명하다.
-모빌리티 업계는 ‘카풀 투자 무산’의 아픈 기억이 있다. 2017년 현대차가 카풀 업체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했다가 6개월 만에 지분을 팔고 손 뗐다. 택시업계의 극심한 카풀 반발과 정책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52억원 투자금을 법 개정으로 사실상 날린 적 있다. 2018년 럭시를 인수했으나 2019년 8월 출퇴근 시간 외 카풀을 금지하는 법이 통과돼 카풀 영업을 접었다.
 

더 알면 좋은 점

-지난 24~25일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타다 사건 항소 촉구’ 집회를 열었다. 조합은 “신종코로나보다 이재웅 대표가 더 두렵다”고 했다.
-25일 검찰은 ‘타다 무죄’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관련기사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그래서, 팩트(fact)가 뭐야?"
이 질문에 답할 [팩플]을 시작합니다. 확인된 사실을 핵심만 잘 정리한 기사가 [팩플]입니다. [팩플]팀은 사실에 충실한 '팩트풀(factful)' 기사, '팩트 플러스 알파'가 있는 기사를 씁니다. 빙빙 돌지 않습니다. 궁금해할 내용부터 콕콕 짚습니다. '팩트없는 기사는 이제 그만, 팩트로 플렉스(Flex)해버렸지 뭐야.' [팩플]을 읽고 나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게끔, 준비하겠습니다.

팩트로FLEX,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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