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승객 달랑 1명 탔다"··· 충남·전주·안산, 대구행 버스 올스톱

중앙일보 2020.02.25 16:29
충남 천안과 전북 전주, 경기 안산 등에서 대구를 오가는 시외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된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25일 전북 전주시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 전주-대구서부 전체 노선 운행 중단 공고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25일 전북 전주시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 전주-대구서부 전체 노선 운행 중단 공고문이 붙어 있다. [뉴스1]

 

26일 천안·서산·당진-동대구노선 멈춰
층남도 "승무원 요청 반영 불가피"
전주-대구 간 버스도 25일 운행 중단

충남도는 26일부터 대구를 오가는 시외버스 2개 노선 운행을 중단한다고 25일 밝혔다. 중단 노선은 천안-동대구 구간(왕복 7회)과 서산·당진-동대구 구간(왕복 12회) 등이다. 충남도는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한 이후 버스 1대당 승객이 1~3명에 불과해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
 
운행 중단에는 시외버스 운전기사 요구도 반영됐다. 현재 천안·서산·당진-동대구 노선을 오가는 운전기사들은 대구에 도착한 뒤 숙소에 들어가지 않고 버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저녁과 아침 식사도 터미널 주변 식당 대신 휴게소 등을 이용한다. 일부는 도시락을 먹고 있다. 대구에서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자신들이 감염되면 단순히 ‘1명’이 아니라 버스에 탑승한 승객과 다른 운전기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각 버스터미널에서 대구로 가는 승객을 대상으로 대전이나 천안까지 이동한 뒤 철도를 이용하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왼쪽 셋째)가 25일 오후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향후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양승조 충남도지사(왼쪽 셋째)가 25일 오후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향후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충남도는 도내 12개 버스터미널을 대상으로 방역활동을 진행하고 각 운수업체에도 승무원(운전기사)의 증상 확인과 차량 소독 등을 요청했다. 버스회사에는 방역물품도 지원했다. 충남에는 5개 시외버스회사에서 858대의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승무원은 1209명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승객들의 불편과 대구시민이 실망할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며 “충남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대구 노선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서도 지난 24일부터 대구·경북을 오가는 시외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자 대구 직통(하루 13회)과 완행버스(4회)가 모두 멈췄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승객이 급감해 버스업계 자체적으로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는 게 전주시 설명이다.
강원 춘천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3일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승차권발매기에 대구 노선버스 운행을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강원 춘천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3일 춘천시외버스터미널 승차권발매기에 대구 노선버스 운행을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버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전주-대구 간 버스 1대당 평균 승객 8명이 탑승했다. 사태 발생 이후 4명으로 줄더니 대구 집단 감염 이후엔 1명이 타거나 아예 없다고 한다. 비슷한 이유로 하루 7회 다니던 전주-대구 간 고속버스도 전북도와 협의를 거쳐 3회로 감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안산시도 25일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대구행 시외버스 2개 노선 운행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루 5차례 안산종합터미널을 출발, 동대구로 가던 시외버스 노선은 전날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하루 2차례 서대구를 왕복하던 시외버스 노선도 이날부터 운행을 멈췄다.
 
이강준 전주시 시민교통과장은 “지금은 코로나 비상사태로 버스업계가 운행을 중단했지만, 사태가 회복되면 재개할 것”이라며 “이번 시외버스 운행 중단과 정부가 발표한 봉쇄 조치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25일 전북 전주시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 전주-대구서부 전체 노선 운행 중단 공고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비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25일 전북 전주시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 전주-대구서부 전체 노선 운행 중단 공고문이 붙어 있다. [뉴스1]

 
강원도 춘천 시외버스터미널과 대구 서부터미널을 오가는 버스노선도 지난 23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이 구간은 두 개 버스회사가 하루에 각 4회, 모두 8회에 걸쳐 운행해왔다. 버스 운행 횟수를 줄인 곳도 있다. 속초터미널에서 대구 북부터미널을 하루 3회 걸쳐 오가는 버스노선의 경우 1회가 줄어 하루 2회만 다니는 상황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구로 가는 버스는 물론 대구에서 오는 버스에도 손님이 한 명도 없는 경우도 있다”며 “(버스회사가)어쩔 수 없이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대구로 가던 3개 버스회사는 23~24일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대구~합천~진주로 가던 노선과 합천~마산을 오가던 노선도 25일부터 운행 횟수를 줄였다. 운전기사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자가 격리 중이기 때문이다. 경남도 이들 노선에 다른 버스를 대신 투입해 횟수는 줄었지만, 하루에 2차례 정도 운행하는 형태로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24일 광주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내 발매기가 한적하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24일 광주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내 발매기가 한적하다. [연합뉴스]

 
한편 25일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대구·경북에 최대한의 봉쇄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부가 대구와 경북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홍성·창원·안산·전주·춘천=신진호·위성욱·최모란·김준희·박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