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로나 매뉴얼 왜 없어?"허둥대는 '매뉴얼의 나라'日국민들

중앙일보 2020.02.25 11:00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에 대처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수칙을 정부가 분명하게 알려주지 않아 일본 국민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지난 1월 26일 도쿄 긴자 거리의 모습. [서승욱 특파원]

지난 1월 26일 도쿄 긴자 거리의 모습. [서승욱 특파원]

 

"불필요한 외출 자제","행사는 알아서 자숙"
일본 정부 지침 너무 애매해 국민들만 혼란
"낮엔 모여서 일하는데, 밤회식만 안된다?"

일본은 ‘매뉴얼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모든 분야에서 미리 정해진 절차와 규칙, 행동 수칙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다. 
 
그런데 이번 신종 코로나 국면에선 정부의 입장 표명이 너무 애매해 국민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일본 정부가 “불요불급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요청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설명 자체가 워낙 애매해 혼란이 증폭됐다. 
 
요미우리 신문은 25일 “낮에는 일 때문에 사람들과 계속 접촉하고 있는데, 과연 밤 모임만 불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30대 회사원의 말을 전하며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행동을 제한해야 할지 몰라 시민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일본 정부는 지자체나 기업, 학교 등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를 취소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엔 “일률적으로 (행사)자숙 요청을 하지 않겠다”며 “주최측이 행사 개최의 필요성을 잘 검토하라”고 떠넘겼다.
 
개최 여부를 주최측의 개별 판단에 맡긴 것인데, 이런 ‘매뉴얼 부재’상황에 일본 사회는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애매한 지침으로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0일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UPI=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애매한 지침으로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1월 20일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UPI=연합뉴스]

 
입시철을 맞은 대학의 대응도 학교마다 각각 다르고, 취소되는 지자체 이벤트가 있는가 하면 강행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정부는 감염증 건문가로 구성된 '일본 정부 전문가회의'의 의견을 토대로 24일 “의료기관을 무턱대고 찾아가거나,사람이 많은 곳을 찾는 것은 피하라”,"감기 증상이 있으면 직장과 학교를 쉬고 외출을 자제하라","지역에 감염자가 크게 늘었다면 환자가 아니더라도 외출을 자제하라","가벼운 감기 증상의 경우 자택에서의 요양이 원칙"이라는 행동 수칙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각종 행사의 개최여부 대해선 일률적인 기준을 정하지 않았다.
 
TV아사히의 고토 겐지(後藤健司) 해설자는 “애매하게 개인이나 주최측의 판단에 맡기지 말고 정부가 명확한 기준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