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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금융실명제 때만 쓴 긴급재정명령권…이해찬 "추경 늦으면 발동해야"

중앙일보 2020.02.25 10:17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가 2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긴급 협의회를 열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가 2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긴급 협의회를 열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을 논의했다. 임현동 기자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이하 긴급명령권)’ 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 긴급재정명령권이라도 발동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이 긴급명령권을 언급했다가 급히 주워 담는 일이 있었다. 이 총리는 추경 지연에 따른 대안으로, 노 실장은 소상공인의 임대료 경감 방안으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이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실제 긴급명령권을 시행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긴급명령권은 헌법 76조에 규정돼 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대통령은 내우외환ㆍ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ㆍ경제상 위기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고,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한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ㆍ경제상 처분을 하거나 이에 관해 법률의 효력을 갖는 명령을 할 수 있다.’

  
긴급명령권 발동의 첫 번째 쟁점은 현재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이 명령권을 발동할 만한 ‘내우외환’으로 볼 수 있을지다. 노 실장의 발언 때만 해도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대한 재정 경제상 위기라는 건 열거조항으로 명시한 대로 내우외환ㆍ천재지변 수준이어야 한다”며 “현재 신종 코로나 사태를 그에 준하는 상황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초유의 감염병 확산 사태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특히 국회 본관이 25일 방역 때문에 폐쇄되면서 헌법 76조 내용 중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라는 항목이 적용될 수 있는 여지도 생겼다. 그러나 일시적인 '공간 폐쇄'일 뿐 국회 자체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고 때문에 명령권 발동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긴급재정경제명령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동한 것이 유일하다. 1993년 금융실명제를 시행하면서다. 당시엔 국회가 폐회 중이었다. 헌법재판소는 96년 결정문에서 “위기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사전적ㆍ예방적으로 발동할 수 없다”며 “공공복리의 증진과 같은 적극적 목적을 위해서도 할 수 없다”고 썼다. 또 “위기의 직접적 원인 제거에 필수불가결한 최소한도 내에서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행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급명령권은 매우 엄격하게 발동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긴급명령권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크다. 임대료를 더 받으려고 하는 것은 건물주의 당연한 심리인데 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내리게만 하는 것은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야당 역시 정부에 강력한 방역·경제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추경을 제대로 협의도 하기 전에 명령권부터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종=김기환·허정원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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