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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정부 중견기업정책委 추진 “또 껍데기 위원회?” 비판도

중앙일보 2020.02.25 05:0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경기 평택시 평택항 자동차 운반선에 올라 수출 자동차 선적 현장을 바라보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경기 평택시 평택항 자동차 운반선에 올라 수출 자동차 선적 현장을 바라보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중견기업 정책위원회 신설에 나선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중견 기업인이 참여하는 정책위원회를 꾸려 중견기업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중견기업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부 산하 위원회 신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초부터 중견기업 10곳 등에 공문을 보내 위원회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단체장이나 기업인이 참여하고 있는 정부 산하 위원회는 4차산업혁명위원회·일자리위원회・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북방경제협력위원회 등이 있다. 이런 이유로 재계에선 “기업인을 참여시키는 알맹이 없는 정부 주도 위원회를 또 신설하려는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중견기업 정책위원회 신설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있다. 산업부가 중견기업에 발송한 공문에 따르면 산업통상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 차관급 공무원이 정부 측 위원으로 참여한다. 여기에 중견기업연합회장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KDB산업은행 회장 등이 민간위원 성격으로 참여한다. 중견기업 대표도 정책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보령제약과 코스맥스 등 중견기업 10여곳은 참여 의사를 묻는 공문을 받고 긍정적인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신설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3일 평택·당진항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역 거점별 기술 실증단지를 조성해 중소・중견 기업과 벤처 기업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인사회에서 언급한 상생 도약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출 1호 전기차인 기아자동차 니로 개발에 중견기업이 대거 참여한 점을 언급하며 “자랑할 만한 일은 상생의 힘이 세계 최고 친환경차를 탄생시켰다는 점”이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하면서 세계 최고 친환경차 생산국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정부 주도 정책위원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도 출발은 요란했지만, 기업을 옥죄는 규제 하나 시원하게 풀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도 “대통령의 의지가 확실하지 않은 이상 위원회만 많이 생겨서는 기업 활성화에 나서긴 힘들다”고 말했다. 한 중견기업 임원은 “정부가 공문을 보내면 정부에 밉보이기 싫어서라도 위원회에 불참하는 건 어렵다”며 “새로 만든 위원회 역시 기업인 줄세우기로 변질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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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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