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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붕괴·모기지 예견 中학자 “코로나가 금융위기보다 위험”

중앙일보 2020.02.25 05:00
코로나19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중국 경제 전문가 중에는 낙관적 전망을 하는 이들도 많다. 장쥔(張軍) 푸단대 중국경제연구소장과 왕후이야오(王輝耀) 중국세계화연구소 대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칼럼을 썼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두 전문가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경제 면역시스템’을 수립했다고 봤다. 가용자원을 집중 투입해 위기에 개입하는 중국 특유의 체제가 코로나19 사태를 향후 2주간 진정세로 돌려놓을 것으로 봤다. 이를 통해 코로나 사태가 1분기 이내에 정리된다면, 중국 경제는 하반기에 다시 반등할 것이란 다소 ‘낙관적 전망’을 했다.
 
하지만 중국 내 경제 전문가가 모두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설령 감염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더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파괴력이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이란 전망을 하는 전문가도 많다. 이들은 코로나19가 향후 중국을 넘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
[사진 바이두바이커]

[사진 바이두바이커]

 
앤디 시에(Andy Xie·謝國忠)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경제학 박사)가 이런 비관론자 중 하나다. 그는 지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1999년 닷컴 거품 붕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등을 예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장쥔 소장 등 낙관론자 칼럼을 실었던 SCMP가 며칠 뒤 시에 박사의 글을 소개했다.
[SCMP 캡처]

[SCMP 캡처]

 
시에 박사의 결론은 섬뜩하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주는 충격은 2008년 금융위기보다 클 것이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그의 생각은 이렇다. 중국에서 2월에 코로나19가 진정되긴 어렵다. 여러가지 요인들을 살펴보면 사실상 3월에도 코로나 위기는 지속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렇게만 돼도 글로벌 경제는 곧바로 침체에 빠질 확률이 높다.
 
코로나 사태로 중국 제조업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다. 중국으로 인해 다른 국가의 산업 생산이 막히고, 글로벌 공급 체인에 큰 타격을 준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시에 박사는 ”서비스 부문이 받는 타격은 주당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0.5 %가 넘고, 제조업 부문은 2월 말 이전에는 정상으로 돌아 오지 못할 수 있다”며 “3월엔 혼란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만일 베이징에 있는 공장이 재가동 되었다고 해도 언제 생산이 중단될 지 모른다. 지금도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면 바로 공장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신화망 캡처]

[신화망 캡처]

 
시에 박사의 촌평이다.
 

현재 중국 제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운에 의지해야 한다."

 
최악은 코로나 사태가 여름까지 이어질 경우다.
[신화망 캡처]

[신화망 캡처]

시에 박사는 “그동안 전염병 대유행을 통제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항상 실패했다”며 “ 세계는 결국 여름이라는 구세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와 유사한 사스는 2002년 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여름에 종식됐다.
[신화망 캡처]

[신화망 캡처]

 
실제로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로나19가 사스와 유사한 전례를 밟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관련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안전성과 효과 검증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코로나19도 사스처럼 체온이 따뜻하게 유지돼 면역력이 높아지는 여름이 돼서야 잡힐 것으로 본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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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박사는 이렇게 되면 코로나19이 불러오는 충격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19가 세계 경제 버블에 강펀치를 날릴 수 있어서다. 특히 주식을 비롯한 미국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시에 박사는 현재 미국 경제당국이 자국의 버블경제를 놔두고 있다고 본다. 그는 “미국의 실업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데도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버블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 9월 이후 약 4000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풀어 양적완화를 했다”고 말했다.
 
사실 G2 미국과 중국은2008년 금융위기 이래로 부채를 줄이지 못했다. 오히려 늘려왔을 뿐이다. 그럼에도 세계 경제엔 큰 충격이 없었다. 빚이 늘어나는 것보다 자산 가치의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

미·중 양국이 양적완화를 서로 묵인했기 때문이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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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달러를 마구 찍어댈 때 중국 역시 벤치마킹해 돈을 시장에 뿌렸다. 이로 인해 사장 자산 가치가 폭증했다는 것이 시에 박사의 분석이다. 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도 양국은 주식시장의 호황을 유지하기 위해 양적 완화를 그만두지 않았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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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박사는 이를 ‘폰지 사기’로까지 비유했다.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을 말한다. 돈을 찍어내 버블을 유지하는 걸 이렇게 봤다. 폭증하는 자산가치로 늘어나는 빚의 정체를 가렸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하지만 빚을 가린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폭증하는 자산가치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두려움이 가장 큰 위험요소다. 코로나19 사태가 버블을 붕괴시키는 결정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시에 박사의 진단이다.
다시 그의 말이다.

돈만 넘쳐난다고 버블이 붕괴하지 않는다. 대규모 히스테리(hysteria)가 필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이어오던 버블경제에 결정타를 때릴 ‘블랙스완’이다.”

차이나랩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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