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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정세균 “중국 입국자 80% 줄었다”…전면금지 없다는 정부

중앙일보 2020.02.25 00:04 종합 2면 지면보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사진은 24일 인천공항 출국장의 모습. [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막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사진은 24일 인천공항 출국장의 모습. [뉴스1]

“추가적인 입국 금지 검토보다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중국인 입국은 관리 가능한 상태를 유지해왔다. 중국인 입국자 수가 80% 정도 줄었다.”(정세균 국무총리)

 
24일 오전과 오후, 정부의 ‘입’이 연이어 내놓은 발언이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한 다음날이다. 심각 상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거세지자 정부가 뒤늦게 꺼내든 카드다. 하지만 중국인 입국 전면 제한 카드는 여전히 품 안에 있다. 오히려 추가 조치가 필요 없다는 결론을 굳게 재확인했다.

의협 “감염원 차단” 6차례 권고에도
정부, 중국 경유자 입국금지 안 해

대통령 “곧 종식” 발언 비판 일자
복지차관 “희망 나눈 것으로 이해”

 
정부로선 현실적 고민을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 사태 초반에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사회의 대응 수위를 지켜봤다. 이웃 중국과의 경제적, 외교적 관계도 따져야 한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의 25%를 중국에 하고, 수입의 20%를 중국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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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발(發) 대규모 감염은 이미 뚜렷하게 드러났다. 대표적인 게 서울 종로구 전파 사례다. 중국 우한에서 들어온 3번 환자가 지인인 6번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그리고 6번은 명륜교회에서 83번을 감염시켰다. 83번은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같이 식사한 29번, 56번, 136번에게 옮겼다. 30번과 112번은 여기서 파생된 가족 간 감염이다. 한 명의 입국자가 나비효과처럼 확진자를 늘린 것이다. 또한 국내 환자 중 12명이 중국에서 들어온 사람이다. 부산·경북 등에선 감염원이 불분명한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새학기를 맞이해 들어올 중국인 유학생 관리도 위험 요소가 됐다.
 
전문가들은 그간 최악의 상황을 경고하며 선제적 조치를 주문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6일부터 중국 입국 금지 조치를 6차례 권고했다. 환자가 많이 발생한 5개 지역이라도 막으라고 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 단체도 이달 초 대정부 권고안에서 위험 지역 입국자 제한 등을 제안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방역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감염원(중국)을 차단한다는 방역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스스로 기회를 놓쳤고, 국민 신뢰를 깎아내렸다. 중국 입국자에게 특별입국 절차를 적용하기로 한 2일엔 보도자료 수위를 두 차례나 낮췄다. 9일에는 추가 입국 제한을 검토했다가 2시간여 만에 현상 유지 쪽으로 급선회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등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비판만 자초했다.
 
특히 김강립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곧 종식’ 발언에 대해 “경제계 인사들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희망을 같이 나눈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해석을 했다.
 
이날 의협은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물어 박능후 복지부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의협은 ‘만시지탄’이라면서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한시적 입국 금지 조치가 즉각 시행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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