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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탈리아·이란 대확산…중국 경유자 안 막은 게 공통점

중앙일보 2020.02.25 00:04 종합 3면 지면보기
중국을 제외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한국만큼이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국가들이 있다. 유럽의 이탈리아와 중동의 이란이다.
 

이탈리아 156명 확진, 이란 12명 사망
중국에 통상·관광·경제 의존도 높아
직항편 막았지만 경유 입국 열어둬

이탈리아는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고, 이란은 사망자 숫자가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다. 한국 확진자 수는 중국 다음이다. 세 나라는 중국과 정치적으로 밀접하거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 초기 방역 과정에서 전면적 입국 금지 조처를 하기 어려워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21일 하루에만 16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와 기존 3명에서 19명으로 훌쩍 뛰더니 23일 확진자가 156명(사망자 3명)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로마에 체류하던 60대 중국인 관광객 2명이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오는 4월까지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대만 등을 오가는 직항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른 유럽 국가를 경유해 육로나 항로로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막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 당시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동참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양국 수교 50주년인 올해를 ‘중국-이탈리아 문화·관광의 해’로 선정하고 미국 대신 이탈리아 여행을 권장하는 분위기였다. 이탈리아의 관광산업은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의 주요 수입원이다. 이탈리아가 전면적인 중국인 관광객 입국 금지 조치에 나설 수 없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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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코로나19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18.6%)이 가장 높은 나라다. 지난 19일 처음으로 2명의 사망자가 확인된 이란은 24일 사망자가 총 12명으로 늘었고, 확진자는 47명이 됐다(이란 정부 발표 기준). 이란은 자국에서 확진자가 나오기도 전인 지난달 31일 중국발 또는 중국행 항공편을 당분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이란 내 첫 사망자는 당국이 중국행 직항 노선을 중단하자 경유편을 통해 최근 수 주간 중국을 정기적으로 오간 사람이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해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왔다. 이란은 지난해 7월부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3주간 체류할 수 있는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란 내 사망자가 급증하는 데는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의약품 등의 수입이 어려워진 탓도 작용했다.
 
한국에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다. 인구 1억 명의 광둥(廣東)성만 해도 한국과의 교역이 웬만한 국가와의 교역 규모를 능가한다.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통상 마찰을 우려해 중국에 대한 전면적 입국 금지 조치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 지난 4일부터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온 사람의 입국을 금지하고, 중국의 다른 지역과 홍콩·마카오에서 온 사람들은 강화된 검역을 받도록 했다. 입국 금지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76만1000여 명이 참여했지만, 정부는 중국인 입국자가 크게 줄어 현재 수준 유지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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