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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 공개된 '버닝썬' 공소장엔 "승리, 성매매 알선에 도박"

중앙일보 2020.02.24 17:10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30)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30)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법무부가 이른바 '버닝썬 사건'으로 '경찰총장'으로 불리다 지난해 구속기소 된 윤규근 총경과 코스닥 업체 큐브스 전 대표 정모(46)씨의 공소장을 검찰이 기소한 지 5개월 만에 국회에 제출했다. 가수 승리 등에 대해서는 공소 요지만 제출했다. 공소장에는 윤 총경이 작전세력으로부터 수천만 원대 주식을 받고 사건을 무마해준 혐의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직 경찰이 작전세력에 주식 받아 사건 무마 

지난해 10월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모 총경이 함께 찍은 사진과 관련한 조원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모 총경이 함께 찍은 사진과 관련한 조원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24일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실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1일 이름과 인적사항 등을 익명 처리한 뒤 윤 총경과 정씨의 공소장 전문을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10월 기소된 지 5개월이 지나서다. 
 
공소장 제출이 늦어진 것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피의 사실 공표와 무죄 추정의 원칙 등을 들어 1회 공판 기일 이후 공소장을 공개한다는 입장을 밝혀 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정씨와 윤 총경의 첫 공판은 지난달 시작됐고, 사건 관련자인 승리 역시 지난달 30일 불구속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총경은 특가법상 알선수재와 자본시장법 위반, 직권남용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다. 윤 총경은 정씨에게 큐브스 투자자가 연루된 사기·횡령 사건에 대해 "수사 관계자에게 자신의 입장을 잘 이야기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 이를 대가로 윤 총경은 정씨로부터 4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아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다. 정씨에게 받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있다. 윤 총경은 2016년 7월 승리가 운영하던 '몽키뮤지엄'에 단속 내용을 알려준 혐의(직권남용)도 받는다.
 
다만 윤 총경 변호인은 지난달 첫 공판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공소장에는 정씨가 허위 공시, 허위 언론보도를 통해 A사의 주가를 부양해 52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와 A사의 법인자금 40억원가량을 횡령한 범죄 사실도 적시됐다.  
 

승리 등 공소사실 요지만…"성매매 알선에 상습도박까지"

정준영(왼쪽), 최종훈. [뉴스1]

정준영(왼쪽), 최종훈. [뉴스1]

법무부는 가수 승리와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 가수 정준영의 공소장도 공개해 달라는 요구에 지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처럼 공소사실 요지만 제출했다.  
 
법무부가 제출한 공소사실 요지에는 승리가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외국인 투자자 등에 대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2015년 9~12월에는 2회에 걸쳐 본인이 직접 성 매수를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2013년 1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 등에서 8회에 걸쳐 약 188만 달러(약 22억원)에 달하는 상습도박을 한 혐의도 적시됐다. 
 
이 밖에 2016년 6월 카카오톡 메신저로 지인에게 여성 3명의 뒷모습 등 사진을 동의 없이 전송한 혐의, 서울 강남 주점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 등으로 클럽 버닝썬 자금 5억28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포함했다.
 
승리와 함께 기소된 최종훈에 대해서는 2016년 2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자 현장 경찰관에게 200만원의 뇌물을 건네며 단속을 무마하려 한 혐의, 여성의 나체 사진과 음란 영상 등을 카카오톡 단체방에 유포한 혐의를 적시했다.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된 가수 정준영(31)이 2015년 12월 본인이 1회 성 매수를 했다는 혐의 사실도 자료에 담겼다.
 
법무부는 상습도박 혐의를 받는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에 대해서는 "해당 사건이 현재 수사 중에 있고 아직 기소 전이므로 제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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