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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유학생, 韓코로나에 "입국 포기"···30명 예상 셔틀버스 1명뿐

중앙일보 2020.02.24 16:57
24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대운동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중국인 학생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남궁민 기자

24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대운동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중국인 학생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남궁민 기자

24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서울캠퍼스 대운동장에 대형 버스가 섰다. 입국한 중국인 학생을 인천국제공항에서 태우고 온 버스다. 
 
유학생 약 30여명을 태우고 올 것으로 알려졌던 버스에서 내린 학생은 단 1명 뿐. 학교 관계자는 "주말을 지나면서 유학생들의 분위기가 변했다"면서 "돌아온다던 학생의 절반 이상이 입국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중국인 유학생의 입국 포기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격리 시설과 인력 부족을 걱정했던 대학들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학교 밖에 거주하는 유학생이 상당수로 파악돼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韓 코로나 확진자 폭증에…中 학생들 "입국 포기"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2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기숙사에 입소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24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기숙사에 입소하고 있다. [뉴스1]

 
중국 유학생 입국을 앞두고 대학들은 '이송 작전'을 세우며 대응에 나섰다. 경희대는 미리 입국 일정을 파악한 중국인 학생을 인천공항에서 학교가 준비한 셔틀버스로 태워 이송했다. 
 
한양대·세종대 등은 지방자치단체(성동구)에서 마련한 셔틀버스를 활용해 학교로 태워 온다. 인하대는 인천시가 제공한 콜밴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학교에 도착한 유학생은 곧바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다. 이날 경희대에 도착한 중국인 학생은 별다른 증상이 발견되지 않아 기숙사로 이동했다. 이곳에 들어간 학생은 2주 동안 격리된다. 
 
경희대 관계자는 "기숙사 입구를 의료진이 지키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밖으로 나갈 수 없다"면서 "증상이 발견되면 보건소에 신고하고 경희의료원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24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에 외부인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문과 중국인 학생을 응원하는 게시물이 설치돼있다. 남궁민 기자

24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에 외부인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문과 중국인 학생을 응원하는 게시물이 설치돼있다. 남궁민 기자

 
경희대는 국내 대학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다(지난해 3839명).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후에는 입국 포기 유학생이 늘어 오히려 격리 기숙사 대부분을 비워둬야 할 상황이다. 경희대에 따르면 지난주 집계한 기숙사에 입소할 중국인 학생은 181명으로 집계됐다. 학교는 여기에 맞춰 1인실과 생필품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을 지나며 100여명의 학생이 입국을 미루겠다고 밝혀 입국 인원은 약 70명으로 줄었다. 24일 오후까지 기숙사에 입소한 학생은 1명에 그쳤다. 오후 3시에 학교에 오기로 한 버스는 아무도 타지 않아 운행이 취소됐다.
 
중국인 학생의 입국 포기 현상은 다른 대학에서 벌어질 듯하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중국에서 오는 비행기 편이 취소되는 경우도 많고, 휴학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면서 "이번 주에 90여명이 입소하기로 했지만, 실제 인원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충북대학교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기숙사로 들어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24일 오후 충북대학교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기숙사로 들어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학교 밖 유학생 관리 사각지대 우려

 
대학들은 입국하지 않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강좌를 운영할 계획이다. 대구·경북 등 확산이 심각한 지역 학생도 온라인 수강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경희대 관계자는 "중국에서 원격으로 수업을 듣고 학점을 이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유학생뿐 아니라 한국 학생도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숙사 수용 부담은 줄었지만, 학교 밖에 사는 유학생은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다수 대학은 전화나 문자로 상태를 묻거나 위생 관리를 당부하는 데 그친다. 
 
서강대 관계자는 "근로학생(아르바이트의 일종)을 모집해 유학생 700여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앱으로 하루 두번 건강을 체크하거나 청결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민·정은혜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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