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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방식 복음방, 위장교회…지자체, 신천지 현황 파악 혼선

중앙일보 2020.02.24 15:49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대구시내 도심풍경. [사진 독자]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대구시내 도심풍경. [사진 독자]

 신천지 교회를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방역 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에 빨간불이 커졌다. '떳다방'식 복음방과 위장 교회에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현황 파악이 쉽지 않아서다.  
 
 특히 신천지 교회의 비협조로 신천지 교인의 명단 확보에 나선 방역 당국과 지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천지 교회가 신도 명단 공개 자체를 꺼리는 데다 신천지 측에서 공개한 교회 등 시설 현황도 지자체 파악 내용과 달라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천지 교회 관련 확진자가 하루새 100명 넘게 발생하고, 전체 확진자(763명) 중 59.8%인 456명이 신천지 관련인 상황에서 지역사회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교인 명단을 확보하는 필수다. 신천지는 전국적으로 12개 조직(지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전국 주요 광역지자체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들 상당수가 신천지 측에 신도명단 공개를 요청한 상태다. 지난 9일·16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찾았던 A씨(61·여)가 31번 확진자로 판정된 데 이어 비슷한 시기 이 교회를 찾았던 타 지역 신도의 이동으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해당 지자체에 주소를 둔 신도 중 발열·기침 등 의심증상을 보이는 자가 있는지 선제적으로 확인해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신천지 대구교회가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밝혀진 뒤 전국 신천지 교회가 자진 폐쇄 또는 폐쇄 조치되고 있다. [뉴스1]

신천지 대구교회가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밝혀진 뒤 전국 신천지 교회가 자진 폐쇄 또는 폐쇄 조치되고 있다. [뉴스1]

 

"질본 상대하겠다" 답변 되풀이 

이러한 노력에도 신천지 측은 지자체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실제 신천지 본부격인 총회 본부가 있는 경기도의 경우 신천지측은 “질병관리본부(질본)과 상대하겠다”는 답변을 되풀이됐다고 한다.
 
이에 더해 신천지측은 신천지 대구교회 집회에 참여했던 경기도민 20명에 대한 검사요구에 절반만 응하겠다고 밝혔다. 검사에 부정적인 10명 이름 옆에는 “검사 거부”라고 표시해 전달했다는 게 경기도 설명이다. 
 
이후 강제검사에 나설 계획을 밝히자 그제야 응했다고 한다. 뒤늦게 검사를 받았던 신도 10명 중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도 중 2명에게서 코로나 19 ‘양성’ 판정이 나왔다.  
 
구리이단상담소 신천지문제전문상담소에 따르면 경기도 내 신도는 2만9782명(전체 16%·2017년 현재)으로 추정된다.  
경찰청. [연합뉴스]

경찰청. [연합뉴스]

 

박원순, "압색해서라도 명단확보를" 

신천지 교인 명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경기도만이 아니다. 서울시도 명단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급기야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신천지에 대한 압수 수색을 해서라도 명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구와 인접한 경남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혼선까지 빚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던 타 지역 신도 201명의 명단을 신천지 측으로부터 받은 뒤 다시 이를 해당 지자체에 통보했다. 경남의 경우 18명이었다.  
신천지 교회 인근 한 식당에 '코로나19 사태로 일주일간 영업을 중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천지 교회 인근 한 식당에 '코로나19 사태로 일주일간 영업을 중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신도 '인원수'만 넘겨 받은 창원·양산 

신천지 측에서 넘겨 받은 명단보다 실제 대구교회를 찾은 사람이 더 있을 가능성에 경남은 시군 자체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거제에서만 4명이 신천지 대구 교회를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남도는 질본이 신천지에서 받아 통보한 18명과 이 4명이 동일인인지 확인하고 있다. 창원·양산시는 방문한 신도 인원수만 통보받았다.
 
24일 현재 경남 확진자 22명 중 신천지 대구 교회 등을 다녀온 사람은 13명이다. 같은 교회 관련성 등이 의심돼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인원도 4~5명에 달한다. 신천지측에서 넘겨 준 숫자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 [뉴스1]

마스크를 쓴 시민들. [뉴스1]

 

"부부사이에도 신도 사실 비밀로" 

신천지가 명단을 공개하지 않거나 꺼리는 것은 특유의 폐쇄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관계자는 “자신이 신천지 신도라는 것을 숨기는 분위기”라며 “심지어 부부사이에도 비밀로 해 조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신천지의) 충분하고 신뢰성 있는 협조와 조치가 이뤄지는지 등을 살피면서 추가적인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126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시 남구 주월동 소재 신천지 공부방이 폐쇄돼 굳게 문이 닫혀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지역 126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시 남구 주월동 소재 신천지 공부방이 폐쇄돼 굳게 문이 닫혀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신천지 공개 시설현황과 지자체 파악 달라 

교인 명단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각 지자체는 일단 신천지 관련 시설 폐쇄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신천지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교회와 부속기관현황도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내용과 달라 일부 혼선도 빚어지고 있어서다. 
 

대구시의 경우 신천지 성경 공부방인 ‘복음방’ 현황에서 신천자와 지자체가 파악한 숫자가 달랐다. 신천지에서는 대구시내에 22개의 시설(본부 1곳·교회 2곳·센터 9곳·복음방 10곳)을 공개했다. 
 
하지만 대구시 자체파악 과정에서 3곳의 복음방이 추가로 발견됐다. 대구시는 일단 소규모 모임 공간인 복음방의 이동이 워낙 잦아 신천지 측의 현황에서 빠졌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방역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지난 주말 사이 방역을 마쳤다.
 
경기도도 사정이 비슷하다. 신천지가 공개한 경기도 내 시설은 239곳이다. 경기도 조사결과로 파악한 270곳보다 적은 숫자다. 자체 파악한 시설 중 111곳만 신천지 측 자료와 일치했다. 제보받은 일부 위장교회가 신천지가 공개한 자료에는 빠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대부분의 시설에 대한 방역을 마쳤다. 
23일 신천지의 코로나 사태 입장 발표장면. [연합뉴스]

23일 신천지의 코로나 사태 입장 발표장면. [연합뉴스]

 

신천지, "명단 유출돼 퇴직 압박까지" 

명단 비공개에 대한 신천지측은 지난 23일 발표한 공식 입장에서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대구 교회 전체 명단을 보건당국에 넘겼다”며 “이 명단이 유출돼 지역사회에서 신천지 성도를 향한 강제휴직·차별·모욕, 심지어 퇴직 압박까지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천지는 지난 18일~21일 전국 74개 교회 전체와 부속기관, 부대시설에 대한 자체 방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총회본부를 비롯한 전국 모든 신천지 교회와 부속기관 등을 폐쇄하고 모임, 전도활동 등도 일체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욱·위성욱·최모란·박진호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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