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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주일예배 취소하는 교회의 '통 큰 용기' 필요하다

중앙일보 2020.02.24 14: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데 종교 집회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개신교와 가톨릭이 예배당과 성당에서 거행하는 주일예배와 주일미사를 고수하는 곳이 많아 감염증 확산의 대형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개신교와 가톨릭에서는 주일예배(주일미사)를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는다. 주일을 지키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주요 계명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 모이는 주일예배를 일정 기간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교계의 적극적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명동 신천지대구교회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명동 신천지대구교회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실제 신천지 대구교회가 ‘코로나19 집단 감염지’로 거론되며 감염자를 다수 배출한 것도 밀폐된 공간에서 밀집한 채 연 종교 집회 때문이었다. 지난 15~16일 부산 온천교회가 개최한 1박2일 수련회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약 150명이 참가한 이 수련회에서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가톨릭 안동교구 역시 최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교인 39명 중 29명(24일 오전 기준)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상태다. 이 모두가 종교적 행사였다.  
 
가톨릭은 전국 16개 교구 중 12개 교구가 24일부터 주일미사를 포함한 종교적 집회를 모두 취소했다. 개신교 교회는 주일예배 취소를 망설이는 곳이 많다. 신앙적으로 지켜야 할 계명인 데다, 현실적으로 교회 운영 예산의 대부분을 주일예배 헌금을 통해 마련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개신교 목사는 “한 달에 네 차례 주일예배 헌금이 들어온다. 주 4회 중 1회만 빠져도 한 달 예산의 25%가 빠지는 셈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교회 운영을 맡은 담임목사는 큰 부담을 갖게 된다. 게다가 목회자 사례비로 지출이 예정된 상황이라면 부담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며 “사실 일선 교회에서는 주일예배를 한두 차례 빼면 교인 수가 자꾸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한다.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1년 52주 가운데 1~2주 헌금이 빠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이번 주에 빠진 헌금을 교인들이 다음 주에 한꺼번에 해도 되지 않나. 아니면 온라인 헌금을 받아도 된다. 목회자부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의 대형교회인 소망교회의 예배 장면. 소망교회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주일예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중앙포토]

서울 강남의 대형교회인 소망교회의 예배 장면. 소망교회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주일예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중앙포토]

서울 강동구의 명성교회는 매일 5만 명이 모이는 특별새벽기도집회를 3월에서 5월로 연기했다. 주일예배 취소 여부는 검토 중이다. [중앙포토]

서울 강동구의 명성교회는 매일 5만 명이 모이는 특별새벽기도집회를 3월에서 5월로 연기했다. 주일예배 취소 여부는 검토 중이다. [중앙포토]

 
교회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에클레시아(Ekklesia)’이다. ‘사람의 모임’이란 뜻이다. 십자가가 달린 예배당이나 성당의 건물이 아니라 믿는 사람의 공동체가 교회에 해당한다. 그러니 코로나19 감염과 확산의 위험을 피해 가정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고 해도 신앙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만약 주일예배를 강행하다가 교인 중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생기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코로나19 감염자 확산 위험은 물론, 예배에 참석했던 교인들은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개신교의 또다른 한 목회자는 “교인들 중에는 월급쟁이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학생도 있고, 소상공인도 있다. 그분들에게 어마어마한 피해를 끼치게 되지 않나. 교회가 사람을 모아놓고, 그런 피해를 주면 어떡하나. 게다가 예배 참석자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라도 나오면 어떡하나. 예배당을 폐쇄해야 한다. 주일예배를 쉬는 것보다 피해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23일 오전 대구 중구 계산성당 앞에 출입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성당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월5일까지 모든 미사 및 관련 모임을 취소했다.[사진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23일 오전 대구 중구 계산성당 앞에 출입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성당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월5일까지 모든 미사 및 관련 모임을 취소했다.[사진 뉴시스]

 
서울 강남의 대형교회인 소망교회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주일예배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명성교회는 매일 5만 명이 모이는 특별새벽기도집회를 3월에서 5월로 연기한다. 주일예배 취소는 현재 검토 중이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에서는 대구동신교회ㆍ범어교회ㆍ반야월교회ㆍ내당교회ㆍ대봉교회 등 지명도가 있는 교회들이 주일예배를 비롯한 모든 예배를 취소했다. 그리스도교는 생명의 종교다. 교회 운영의 부담보다 교인들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대국적 결정을 고대한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23일 전국 사찰에서 열리는 초하루 법회를 비롯한 모든 법회와 성지순례, 교육 등 대중 종교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도 23일부터 주일예배를 포함해 선교사 활동 등 모든 종교 행사와 집회를 선제적으로 취소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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