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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전염병 백신, 신약개발…모두 임상시험에 달렸다

중앙일보 2020.02.24 14:47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국경을 넘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치료제로 쓰일 신약이나 바이러스를 걸리지 않도록 항체를 만드는 백신개발에 많은 학자, 연구기관, 제약, 바이오기업들이 앞다투어 도전하고 있지만 치료제나 백신이 출시되는 데는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떤 신약이라도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해야만 출시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약의 안전성과 효능을 증명하기 위한 필수 절차

1상에서 3상까지, 단계별로 모두 통과해야 성공
이처럼 신약을 사용하기 위해는 약물의 효능이 증명되어야 하고, 특히 약효가 있어도 사람에게 안전하지 않다면 허가될 수 없다. 결국 신약을 개발하는 필수 과정인 임상시험은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할 목적으로 해당 약물의 체내 분포, 대사 및 배설, 약리효과, 임상적 효과 및 이상반응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 또는 연구를 말한다.  
 
임상시험은 질환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건강인까지 참여해야 한다. 약의 안전한 투여량을 정하고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임상시험 초기에 약리작용이나 부작용, 안전한 투여량 등을 결정하기 위해 20명에서 80명 정도의 건강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을 ‘제1상 임상시험’ 이라고 칭한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100~300명 내외의 환자에게 약효를 확인하고, 적정용량, 용법을 결정하는 ‘제2상 임상시험’을 거쳐 대조군과 시험군을 동시에 설정하여 효과, 효능, 안정성을 비교평가하는 시험을 대규모로 하게 되는데 이를 ‘제3상 임상시험’ 이라고 한다. 3상 임상시험은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며 시판허가를 받기 위한 마지막 단계의 임상시험이므로 결과에 대한 평가도 가장 까다롭게 진행된다. 작년 국내 상장된 몇몇 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일으킨 것도 바로 이 3상 임상시험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제4상 임상시험도 있지만 이는 주로 시판 후 부작용이 있는지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것이므로 일반 임상시험과는 성격이 다르다.  
 
 

임상시험에 대한 오해와 진실

마루타 알바 등 부정적 시각도 있어
참여자 안전에 최우선을 둔 엄격한 절차와 감시 시스템이 존재
보통 하나의 신약이 개발되어 판매될 때 까지는 7년에서 10년정도가 걸리며, 이 중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은 보통 5년에서 7년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임상시험은 실험실이나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시행하기 때문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개발처럼 긴급한 사안일 경우 예외를 두는 경우도 있지만 그 외 모든 임상시험은 참여자의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매우 엄격한 절차를 준수하며 시행된다.  
 
제약사나 연구자는 임상시험의 시행계획부터 해당국가의 기관 (국내는 식품의약안전처, 미국은 FDA) 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기관에서는 임상시험 대상자를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HRPP – Human Research Protection Program)  
 
임상시험은 대부분 종합병원급 이상에서 전문의의 주관하에 시행되는데 병원내에서도 안전하고 독립적인 임상시험을 위해 별도의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임상시험심사위원회. 통상 IRB 라고 칭하는 위원회는 임상시험에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병원내 의사들로 구성되어 있어 임상시험의 절차, 대상자를 모집하고 보호하는 방법까지 규정에서 어긋난 것이 없는지 심의를 하게 된다.  
 
기관에서는 제약사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승인권과 감독권을 행사하고, 병원내에서는 IRB 라는 독립적 위원회를 통해 해당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현장을 감독하는 방식으로 이중, 삼중으로 임상시험 절차를 감시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임상시험 참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나 오해는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임상시험 참여를 ‘마루타 알바’ 라는 부정적 단어로 표현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00년대 초반 임상시험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상황에서 건강인들을 ‘임상알바’ 라는 키워드로 무분별하게 모집하고, 임상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 사례가 ‘마루타 알바’ 라는 단어로 언론에 다뤄지면서 생긴 부정적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시험은 질환자와 건강인 참여가 필수  

적합한 임상시험 참여신청 가능한 모바일 서비스
임상시험은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과정이기도 하지만 신약이 개발될 때까지 수년을 기다리기 힘든 암이나 희귀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는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성공적인 임상시험을 위해서는 질환자와 건강인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며 이는 철저히 스스로의 결정으로 인한 ‘자원’ (Volunteer) 형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임상시험의 참여과정에서 들이는 추가적인 시간과 희생에 대해서 다양한 형태의 보상이 제공되기도 한다.  질환자의 경우는 대부분 별도의 비용없이 약의 처방, 각종 검사들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일상치료보다 의료진들의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받게 된다. 건강인의 경우도 병원방문 시 소정의 교통비가 제공되거나 안정적인 검사를 위해 입원까지 하는 경우는 별도의 비용이 지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임상시험들이 참여자 모집에 실패하거나 많은 시간을 소모하여 중도 포기를 한다.  
 
임상시험 지원 플랫폼 ‘올리브C’ 를 운영하는 올리브헬스케어 이정희 대표는 임상시험 모집이 어려운 이유로 정보의 비대칭성과 임상시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들고 있다.  
 
“자신의 질환과 관련된 임상시험이 언제, 어디에서 진행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습니다. 식약처 홈페이지에 공고가 되고 있지만 매일 들어가서 확인하기도 힘들고, 지하철 광고물이나 병원게시판에서도 가끔 볼 수 있지만 딱 내게 맞는 임상시험을 확인하는 것은 우연에 가깝습니다. 모르고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인거죠.”
 
이어서 그는 “임상시험은 참여하다가 중간에 포기할 수 있는데 그만둘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신약개발 목적 달성을 위해 마구잡이로 시험하는거 아니냐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요.”  
 
“임상시험은 철저하게 참여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진행되고, 사전에 있을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미리 설명을 합니다. 임상시험에 대해 오해하지 않도록 많이 알려나가야 해결될 문제입니다.”
 
실제 임상시험은 진행중간에도 자신의 의지로 얼마든지 그만둘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병원에서는 임상시험을 시행하기 전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반드시 설명을 해야 하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피해자 보상을 위한 보험가입도 의무화 되어 있다.  
 
어떤 임상시험이 어디에서 진행되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으나 최근에는 관심질환과 거주지역 등의 정보를 등록해두면 적합한 임상시험정보를 제공해주고, 신청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도 출시되어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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