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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정의 시선] 문재인 총선, 시진핑 중국몽, 아베 올림픽…뭣이 중헌디?

중앙일보 2020.02.24 00:39 종합 28면 지면보기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동아시아 3국인 한ㆍ중ㆍ일의 최고 지도자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중앙포토]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동아시아 3국인 한ㆍ중ㆍ일의 최고 지도자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중앙포토]

"지구에서 인간의 지속적인 지배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바이러스다."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관련 연구로 195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유전학자 조슈아 레더버그(1925~2008) 박사의 경고다. 적용 범위를 좁혀 "한 국가에서 여당의 연속 집권에 최대 위협은 바이러스다"라고 해석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개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동시에 전염병을 막지 못하는 각국 정부엔 큰 정치적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장세정의 시선]
한·중·일 3국 모두 코로나 대응 실패
감염 확진자 중·한·일 1,2,3위 오명
정치 이해득실 따지다 안전 희생
"백성이 귀하고 군주는 가볍다"
민본주의 망각하면 배 뒤집어져
권력보다 안전과 생명 우선해야

 실제로 한·중·일 3국은 약속이나 한 듯 코로나 위기 대응에 실패했다. 확진자 기준으로 중국이 1위, 한국이 2위, 일본이 3위(크루즈 제외)를 달리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 순위가 아니라 방역 실패를 보여주는 부끄러운 국별 성적표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문재인 정부는 감염병 전문가들이 전면적인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촉구해도 제대로 듣지 않았다. 중국 눈치를 보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총선 전 방한에 집착했다. 대북 정책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유도해 대화 동력을 살리고, 한한령(限韓令) 해제를 끌어내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지방 선거 당시 '30년 절친'인 송철호 변호사(가운데)의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뛰었다. 이 때문에 선거 개입 의혹을 받았으나 청와대는 압수수색에 비협조적이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지방 선거 당시 '30년 절친'인 송철호 변호사(가운데)의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뛰었다. 이 때문에 선거 개입 의혹을 받았으나 청와대는 압수수색에 비협조적이었다. [연합뉴스]

 실제로 청와대와 여당은 국민 안전보다 중국 눈치 보기에 치중한다는 인상을 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요청하면 한국 의료진을 중국에 파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국인 관광객보다 중국에 다녀온 우리 국민이 감염원으로 작동한 경우가 더 많다"며 중국 장관처럼 말했다. 입국 차단에 소극적이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정부 대응을 자화자찬해 빈축을 샀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충남 아산 온양온천시장을 방문해 민생 경제 상황을 물었다. 반찬가게 여주인은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가 안돼요"라고 실상을 그대로 전했다. 놀란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때문에요?"라고 되물었다. 무너진 민생 경제 실상만 재확인했다.
 코로나 사태 대응 실패로 지역사회 감염자가 속출하자 정부와 여당은 신천지 교회로 비난의 표적을 옮기고 있다. 그러나 신천지와 무관한 이스라엘 성지 순례객 70여명 중에서도 감염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종교적 이단(異端) 여부가 집단 감염의 일차적 원인이 아닌 셈이다. 전염병 진원지는 중국이고, 입국 차단을 제대로 안 한 정부 책임이 제일 크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중국몽' 실현을 내세워 공산당 독재와 1인 지배를 강화해왔다.[신화통신=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중국몽' 실현을 내세워 공산당 독재와 1인 지배를 강화해왔다.[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와 경직된 관료들의 보신주의 때문에 2000명 이상이 숨지는 대형 참사를 자초했다. 독재 체제가 초래한 인재(人災)다. 마귀(사탄)의 짓이라고 떠들어도 결코 면책될 수 없다. 지난해 12월 1일 첫 감염자가 나왔고 같은 달 중순 무렵에 사람 간 감염 사실이 확인됐지만, 중국몽(中國夢) 실현에 집착해온 공산당은 이런 사실을 숨겼다. 1월 11일 첫 사망자가 나오고도 우한 봉쇄는 1월 23일에서야 이뤄졌다.  
 집단 감염자 발생 사실을 12월 30일 SNS로 처음 알린 '양심적 의사' 리원량(사망)은 경찰에서 반성문을 써야 했다. 정보가 통제되고 사실이 왜곡되면서 무고한 인민의 희생만 키웠다. 이름 모를 중국 여성이 유튜브에서 공산당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절규하듯 폭로해도 관영 언론은 미담 사례만 쏟아내고 있다.
 일본은 7월 도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코로나 대응을 망친 경우다. 8년째 집권 중인 아베 신조 총리는 올림픽 성공을 최대 치적으로 삼을 계산이었다. 그런데 3711명을 태운 크루즈 선박(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이 지난 3일 요코하마 항에 들어오면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월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자신의 임기 중 최대 치적으로 띄우려 한다. [EPA]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월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자신의 임기 중 최대 치적으로 띄우려 한다. [EPA]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의 탑승자를 하선시키면 일본발 감염자가 폭증해 올림픽 개최국의 안전 이미지에 타격을 줄 상황이었다. 결국 일본 정부는 구조를 애원하는 크루즈 속 사람들을 외면했다. 사람 목숨보다 올림픽 흥행을 앞세운 후폭풍이 거세다.
 이번에 한·중·일 3국 정부는 정도 차이는 있더라도 큰 틀에서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대응을 했다. 가장 큰 원인은 위정자들이 국민 생명과 안전 보호라는 근본을 먼저 챙기지 않고 정치적 계산을 우선한 때문이다.  
 한·중·일 3국은 유교적 전통을 공유한다. 역성(易姓)혁명을 주창한 맹자(孟子)는 "백성이 귀하고, 사직(국가)이 그다음이며, 군주는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고 역설했다. 군주는 배이고, 백성은 배를 띄우는 물이다. 권력이 오만해져 민본(民本)주의 정신을 망각하면 아무리 큰 배라도 물에 뒤집어질 수 있다. 권력보다 사람이 먼저다.
장세정 논설위원

장세정 논설위원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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