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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성지순례단 18명 확진…“국내 감염된 뒤 여행 중 옮았을 가능성”

중앙일보 2020.02.24 00:04 종합 4면 지면보기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된 경북도민들의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다. 귀국 후에도 직장, 식당, 병원 등을 돌아다녀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된다.
 

현지 확진자는 크루즈 탄 1명뿐인데
성지순례단 감염경로는 아직 몰라
국내 귀국 뒤 접촉자 176명 검사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8~16일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한 경북도민 39명(가이드 1명 서울 포함) 가운데 18명이 이날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진됐다. 의성 9명, 안동 5명, 영주·영덕·예천 각 1명이다. 다른 1명은 서울에 사는 가이드다.
 
이들이 성지순례를 떠날 당시만 해도 이스라엘은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다. 가톨릭 안동교구 관계자는 “출국할 때만 해도 이스라엘에서는 중국인이나 14일 이내에 중국을 경유한 사람은 입국을 금지하고 있었다”며 “그때까지 한국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감염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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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명의 순례단은 이스라엘 현지에서도 전용 버스를 타고 마스크를 낀 채 이동했다고 했다. 안동교구 관계자는 “1인당 마스크를 3개씩 지급하고, 혹시라도 모르니 착용을 당부했다. 성지 순례 중에도 마스크를 꼈고, 한국의 공항과 출국장에서도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례객 중 감기나 폐렴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감염 경로가 너무 애매해 내부적으로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례단은 지난 16일 귀국 후 오후 2시쯤 공항 종교시설에서 행사를 마친 뒤 오후 5시쯤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오후 9시쯤 안동에 도착해 각자 집으로 갔다. 제일 먼저 증상을 보인 사람은 경북 의성에 사는 공무원 A씨(59·여)다.
  
귀국 다음 날인 17일 몸이 좋지 않아 연가를 냈다. 18일 고열과 기침 증세를 보여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고, 처음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귀국 직후부터 증상을 보인 A씨는 외부 활동 없이 집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교적 증세가 늦게 나타난 사람들은 마트와 온천 등을 돌아다녔다. 의성의 B씨(53·여)는 17일 낮 12시40분쯤 안계면 홈마트를 방문하고 인근의 다인중학교에 들렀다 오후 3시쯤 귀가했다. 18일엔 오후 3시쯤 하나로마트(안계점)에 갔다 오후 5시30분쯤 안계성당 미사에 참석했다. 19일엔 오전 10시30분쯤 안계성당을 거쳐 탑산온천에 갔다. 20일엔 자택에 머물다 21일 오전 11시30분쯤 의성군보건소를 찾았다. 이 밖에도 다른 확진자들은 각각 영주온천랜드, 의성경북의원, 안동소방서 등을 방문했다. 경북도는 이들이 다녀간 시설을 긴급 폐쇄하고 방역을 실시했다. 확진자가 밀접 접촉한 인원은 현재까지 176명으로 집계됐다.  
 
아직 증세가 나타나지 않은 이들에 대해선 검체를 채취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가톨릭 안동교구는 3주간 미사를 중단하고, 성지순례를 담당한 가톨릭신문의 서울 본사 사무실을 폐쇄하기로 했다. 또 신문사 직원들은 자택 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스라엘 확진자는 일본 크루즈에 탑승했던 1명 뿐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3일 “현재 이스라엘에는 지역사회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노출(감염)된 이후 여행하는 동안 확진자들이 상호 교차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확한 감염 경로는 역학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안동=최종권·김정석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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