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날씨 더워지면 꺾일까, 한낮 30도 싱가포르 확진자 속출

중앙일보 2020.02.24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민들의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등하교 등 일상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와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루머도 진짜 과학정보와 뒤섞여 퍼지고 있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바이러스를 옮긴다’ ‘공중화장실을 이용하지 마라’ 등과 같은 주장이 대표적이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또 거짓일까. 그간 발표된 과학논문과 의학계의 발표를 종합해 코로나19를 둘러싼 궁금증을 팩트체크했다.
 

증상 없는 사람도 바이러스 전파
공기 중 전염, KF94 마스크로 예방
공중화장실 이용 후 꼭 손 씻어야
종식? 올해 넘어 계속될 수도
5년 내 변종 바이러스 다시 올 것

코로나19에 대한 7가지 궁금증

코로나19에 대한 7가지 궁금증

①증상 없어도 바이러스 퍼뜨릴 수 있나=사실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보건 전문가들이 지난 18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경미한 증상조차 없는 사람도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일 중국 후베이 지역에 머물고 있다 독일로 긴급 이송돼 14일 동안 격리된 126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 중 2명은 발열이나 기타 증상이 없었는데도 목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감염은 됐으나 증상이 없는 사람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를 퍼뜨릴 위험도 있다는 의미다.
 
②감염 경로 ‘에어로졸’ 얘기도 나온다=아직 논쟁이 있는 부분이다. 비말(飛沫)은 기침할 때 튀어나오는 침을 말한다. 에어로졸(aerosol)은 침방울보다 더 미세한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아주 작은 수분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 의료진들도 에어로졸로는 전파 안 된다고 얘기한다. 비말의 경우 대부분 1~2m 떨어진 다른 사람의 코나 눈 점막에 붙어 감염된다. 하지만 에어로졸도 안심할 수 없다. 중국 상하이시 관련 당국자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신종 코로나의 주요 전파 경로는 직접 전파, 에어로졸 전파, 접촉 전파로 확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확진자나 바이러스가 있는 밀폐된 공간에 오래 있을 경우 에어로졸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정답은 마스크다. KF94 마스크의 경우 0.4㎛ 입자를 94% 차단하는 의료용 마스크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입자 크기는 0.1∼0.2㎛지만 비말이나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닌다면 KF94 마스크로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③공중화장실에서도 감염되나=중국 중난산 원사 연구팀이 지난 19일 코로나19 분변에서도 바이러스를 검출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감염은 또 다른 문제다. 현재로선 비말만큼 조심해야 할 것이 손을 통한 직접 접촉이다. 변기에 묻은 환자의 소·대변이 다른 사람의 신체나 옷에 닿고, 이를 손으로 만져 코·입으로 감염될 수 있다. 변기 외에도 코로나19에 오염된 곳이라면 손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④바이러스가 애초 어디서 왔을까=중국 허베이성 우한의 수산시장에서 시작됐다는 게 현재로선 정설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중국 연구진은 영국의 의학 전문매체 ‘랜싯’에 환자 41명의 임상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 중 최초 환자가 수산시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과학원 산하 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도 같은 결론이다. 9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유전체 데이터 조사를 수행했는데 수산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앙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일부에서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나 질병통제센터의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⑤코로나19 언제쯤 종식될까=아직 종식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지난 1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바이러스는 아마 이번 계절 혹은 올해를 넘어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독감처럼 유행을 이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⑥이번 같은 전 세계적 감염병 또 올까=그렇다.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소 5년 안에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또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는 메르스·사스와 같이 코로나 계열의 바이러스다. 이런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쉬운 RNA 계열이다. 코로나19를 잡더라도 언제든 또 변종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간의 감염증 전파 기간을 보면 변종으로 인한 대유행 기간이 계속 짧아지고 있어서다.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 교통 발달에 따른 인적 교류 급증 등이 그 원인이다.
 
⑦코로나19는 고온에도 강한가=싱가포르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중국·한국·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고온에서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학설도 코로나19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초 고온에 취약한 바이러스의 특성상 기온이 오르면 곧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싱가포르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며 계절 변화에 따른 상황 변화를 낙관하기도 어렵게 됐다.
 
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임선영 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