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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온난화·미세먼지…도시숲법 제정이 절실한 이유

중앙일보 2020.02.24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현재 기후변화 및 도시화로 세계 곳곳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겨울 우리는 유례없이 따듯한 겨울을 경험했다. 미세먼지는 많고 눈은 적게 내리는 겨울 가뭄이 함께 오는 것을 몇 년째 경험한다. 여름이 되면 극심한 폭염과 도시 열섬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난방이나 냉방 기구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면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한다. 결국 기후변화와 폭염을 촉진하는 악순환이 지속한다. 유럽과 북미 국가들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도시숲을 조성하는 대책을 추진한다. 잔디밭과 일광욕으로 상징되던 서구 도시공원에 나무를 심는 도시숲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 적응과 도시 열섬 저감을 위해서다.
 
도시숲은 대기 중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도시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도시경관도 개선한다. 시민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도시에 사는 새와 나비·다람쥐 같은 동물에겐 편안한 서식처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런 도시숲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크게 문제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도시숲이 도시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인식은 도시숲을 관리하는 법률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 광복 이후 건축법·도시계획법·도시공원법과 같이 도시와 관련된 수많은 법률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도시 안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도시숲을 체계적으로 조성하고 보호·관리하기 위한 법률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그 결과 도시 안에서 도시숲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우리 국토의 63.5%가 산림이지만 시민들의 생활권 주변에 있는 도시숲은 국토의 0.5%에 불과하다. 도시화 과정에서 도시숲은 특별한 고려 없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파리·뉴욕·런던 같은 도시의 시민들은 1인당 13㎡ 이상 도시숲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도시숲의 면적이 10.07㎡(2017년 말 기준, 수도권은 5~8㎡)로 서구 도시보다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도시숲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과 건축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으로 나뉘어 조성 및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숲을 효과적으로 조성·보호·관리하기 위한 도시숲법 제정이 절실하다. 하지만 조경업계와 이해 충돌 등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시숲법을 조속히 제정해 우리나라 도시가 가진 다양한 도시·환경 문제와 사회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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