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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조원태 구하기 2탄

중앙일보 2020.02.24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지난해 델타항공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 칼 지분 매입 소식을 알렸다. 델타항공은 20일과 21일에도 각각 0.5%의 한진칼 지분 57만 주(약 292억원)를 사들였다. [사진 델타항공]

지난해 델타항공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진 칼 지분 매입 소식을 알렸다. 델타항공은 20일과 21일에도 각각 0.5%의 한진칼 지분 57만 주(약 292억원)를 사들였다. [사진 델타항공]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최근 반(反)조원태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에 속한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이다.
 

한진칼 지분 1% 292억원 매입
반 조원태 37%로 늘자 지원사격
조원태 우호그룹 지분 35.5%로
델타 측 추가매입 나설지 관심

22일 업계와 투자은행 등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20일과 21일 각각 0.5%의 한진칼 지분 57만 주(약 292억원)를 사들였다. 1% 규모로 델타항공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11%로 늘었다.
 
재계에선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이 조원태 회장을 위한 지원 사격이란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한진칼 지분 297만 2017주(5.02%)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13.30%까진 늘렸다고 20일 공시했다. 반도건설은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으로 반조원태 연합이 보유한 총 지분율은 기존 32.06%에서 37.08%(조 전 부사장 6.49%+KCGI 17.29%+반도건설 13.30%)로 확대됐다. 반조원태 연합 지분율이 조원태 회장 우호 지분(조 전 부사장이 빠진 총수 일가 지분 22.45%+ 델타항공 지분 10%+카카오 2%) 34.45%를 넘어서자 델타항공이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항공업계에 따르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주 델타항공 본사가 있는 미국 애틀랜타로 출장을 가 반 조원태 연합의 한진그룹 지주사 지분 추가 매입 상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는 델타항공이 앞으로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보유율 15%를 초과하면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며 “현재 조원태 회장 측은 주주연합 대비 지분 2%포인트가 밀리는 상황이다. 델타항공이 최대 4% 정도 지분 추가 매입 여력이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다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다음 달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명부가 이미 폐쇄된 만큼 반도건설과 델타항공이 이번에 취득한 지분은 이번 주총 의결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상법상 다음 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지난해 12월 26일 이전에 보유한 것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이 서로 공격적으로 지분율을 늘리는 것은 임시주총 등 앞으로 정기 주주총회 이후 이어질 경영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총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누가 먼저 51%의 지분을 확보하는지가 이 싸움의 관건이란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반 조원태 연합은 다음 달 주총에서 주주제안이 부결되더라도 임시 주총 소집을 통해 조 회장을 물러나게 하려고 다시 시도할 수 있다”며 “KCGI가 주총 의결권 위임 동의서를 받기 위한 소액 주주 접촉 때문에 직원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임시 주주총회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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