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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무릎 통증=관절염? 피부·뼈 사이 점액낭에 염증 생겼을 수도

중앙일보 2020.02.24 00:02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흔한데 잘 모르는 점액낭염
메이저리그(MLB) 특급 투수인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는 지난해 등 쪽에 뻐근함을 느껴 받은 정밀 검진에서 ‘견갑흉부 점액낭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팔뼈와 몸통을 연결하는 오른쪽 어깻죽지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당시 셔저는 ‘돌이 들어간 신발을 신고 달리는 것 같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무릎·어깨·팔꿈치·복숭아뼈 등
마찰 잦은 관절에 발열·염증
냉찜질하며 소염진통제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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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액낭은 피부와 뼈 사이에서 마찰·압력을 줄여 완충 작용을 하고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히 하는 점액 주머니다.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송광연 교수는 “평소에는 점액의 양이 매우 적어 만져지지 않지만 반복적으로 자극이 가해져 염증이 생기면 물이 차고 부풀어 오른다”며 “점액낭염은 환자가 꽤 많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어깨 점액낭염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12만여 명, 무릎 점액낭염 환자는 4만7000여 명이었다.
 
 점액낭은 모든 관절 주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물주머니다. 그중 마찰이 잦은 어깨·무릎·엉덩이뼈·발목 부위의 점액낭에 염증이 잘 생긴다. 어깨는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부위지만, 팔을 머리 위로 올리거나 회전하는 반복적인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전해져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스포츠 활동을 하며 팔꿈치에 충격이 지속해서 가해지거나 팔꿈치를 책상에 괴는 습관이 있을 땐 팔꿈치에 점액낭염이 생긴다. 팔꿈치를 구부렸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어깨·무릎 환자 16만 명 넘어
 
사무실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는 사람의 경우 의자와 닿는 엉덩이뼈 쪽에 점액낭염이 흔하다. 쿠션을 사용하면 마찰을 줄일 수 있다. 겨울에 부츠를 자주 신는 여성은 복숭아뼈 부위가 마찰로 자극받아 점액낭염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송 교수는 “점액낭염은 생활습관이나 과한 운동, 직업 특성 때문에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며 “노화가 주요 원인이 아니므로 젊은 연령층에서도 흔하다”고 말했다.
 
 무릎의 점액낭염은 퇴행성 관절염이라 여겨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두 질환에는 차이가 있다. 송 교수는 “점액낭염은 말랑말랑한 물주머니가 만져지면서 열감이 느껴지고 눌렀을 때 통증(압통)이 있다. 가만히 있을 때도 통증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급성으로 증상이 생기며 통증이 악화한다는 점에서 관절염과 다르다”고 말했다.
 
 무릎에 생긴 부종이 점액낭염 때문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양쪽 무릎을 편안하게 편 상태에서 힘을 주지 말고 무릎의 슬개골 위를 살짝 눌러 본다. 점액낭염의 경우 슬개골에 손이 닿기 전에 물렁물렁한 물주머니(물풍선)가 만져지는 느낌이 든다. 무릎관절 안에 염증이 생겨 관절 부종이 발생한 경우에는 슬개골 아래에 물주머니가 느껴지며 슬개골이 둥둥 떠 있는 느낌이 든다. 무릎 점액낭염은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바닥 청소를 하거나 무릎 꿇고 기도를 많이 하는 성직자에게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해도 재발 잘 되면 점액낭 제거
 
류머티즘 관절염, 통풍성 관절염 환자는 점액낭염에 취약하다. 송 교수는 “두 질환은 전신적으로 염증 반응이 나타나기 쉽기 때문에 적은 자극에도 점액낭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다른 사람은 몇 시간씩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어야 염증 반응이 생긴다면 류머티즘 관절염, 통풍성 관절염 환자는 30~40분만 자극받아도 염증 때문에 부을 수 있다.
 
 점액낭염일 땐 동일한 부위에 자극이 되지 않게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그다음 얼음찜질을 하며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된다. 무릎의 경우엔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하면 3~4일 정도 후엔 자연 치유된다. 송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에는 혈액순환을 돕고 통증을 완화해 주는 온찜질이 좋지만 점액낭염은 반복적인 자극에 따른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냉찜질로 열감을 식혀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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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 또 전신 발열이 느껴지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증상 정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점액에 찬 물을 빼는 치료를 받거나 재발이 심해 불편한 경우 점액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송 교수는 “날이 따뜻해지고 활동량이 증가하는 봄이면 점액낭염 환자도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며 “재발을 피하려면 자극 원인을 파악해 마찰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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