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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제주·강원 상인 인건비도 못 벌어 “당분간 쉬세요”

중앙일보 2020.02.22 11:01
21일 오전 제주시 용담2동의 한 편의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1]

21일 오전 제주시 용담2동의 한 편의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1]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주요 관광지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확진 환자 발생 사실이 알려진 지난 20일 오후 제주시 연동 누웨모루 거리는 지나는 사람이 없어 한적한 모습이었다. 

제주 호텔·전세버스 예약 80~90% 취소
강원 2월에만 축제·행사 29건 하지 않기로

 
상인 권모(48)씨는 “이번 달부터 무비자입국이 취소돼 중국인 손님들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확진까지 나와 내국인 손님마저 떨어질까 걱정이 크다”며 “매출이 70%나 줄어 장사해도 알바비가 나오지 않아 알바생을 그만두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용 모양의 대형 현무암 바위가 있어 평소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시 용담동 용두암도 이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둘러보는 관광객 10여명이 전부였다. 상인 김모(50)씨는 “확진자 발생으로 내국인 관광객까지 싹 사라져 당분간 장사를 접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제주 첫 확진자는 해군에서 복무 중인 A씨(22)로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고향인 대구로 휴가를 다녀왔다. A씨는 지난 19일부터 목이 간지럽고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 부대에서 격리됐다.  

항공료 3000원인데 인기 없어 

제주에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에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2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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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경우 3월부터 수학여행단이 들어오는 계절이라 예약이 줄을 이어야 하는데 확진자까지 발생하면서 호텔과 전세 버스·렌터카 예약 취소율이 80~90%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국내 한 저비용(LCC) 항공사가 김포-제주 구간 온라인 예약 편도 요금을 최저 3000원, 제주-김포 구간 최저 3500원으로 내렸지만 이마저도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제주도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오는 6월까지 지속하면 최대 350만명의 관광객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 금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제주관광산업의 연수익 6조5000억원의 23%에 이른다.
 
부동석 제주관광협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제주관광 침체가 장기화하면 국내 관광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청정 제주 사수로 제주관광시장을 회복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국내 관광이 다시 위축되지 않도록 관광협회 차원에서 방역을 강화하는 등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산업의 비중이 높은 강원도 역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2차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강원도내에 예정돼 있던 축제·행사 99건 중 29건이 취소됐고, 춘천·원주·강릉 등 강원도내 주요 관광지는 올해 1~2월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나 감소했다.

손님 없어 직원 쉬게 하고 사장 혼자 일해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 출입문에 중국인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 출입문에 중국인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특히 강릉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한 곳인 오죽헌의 경우 최근 방문객이 30%나 감소했다. 또 성남시장을 비롯해 안목커피거리 등의 주요 관광지마다 관광객이 대폭 감소하면서 상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동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조모(48)씨는 “종업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도 비치했지만, 관광객들이 없다 보니 손님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손님이 없어 얼마 전부터 직원 2명을 쉬게 하고 혼자 일을 하고 있다. 별다른 대책도 없다 보니 한숨만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강릉지역은 지난달 22~23일 중국 국적의 12·14번째 확진자 가족이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일부 음식점들은 아직도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있다.  
 
겨울철 관광객이 몰리는 리조트들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단체관광객의 예약 취소는 물론 기업체 워크숍, 일반 투숙객까지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강원도 평창에 있는 알펜시아리조트는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손소독 세정제, 마스크를 제공하고 각 프런트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또 호텔과 콘도 프런트에서 투숙객의 국적과 최근 2주 내 중국 방문 여부, 기침과 고열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강원랜드 역시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카지노 사업장에 열화상카메라와 자외선 살균소독기를 설치하는 등 방역 수준을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높여 대응하고 있다. 또 21일부터 카지노 입장을 위해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제주·강릉=최충일·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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