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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잠입하면 큰일” 개신교 비상…입구서 방문자 조사도

중앙일보 2020.02.22 07:00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직원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직원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천지(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대구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기성 개신교 교회도 비상이 걸렸다. 교회가 자칫 집단 감염 클러스터가 될 우려와 함께 신천지 교인의 방문 또는 잠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개신교 장로교의 한 노회는 산하 교회에 "이번주 신천지 방문을 주의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신도 수십만명으로 추산되는 신천지는 전도 대상자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리지 않고 접근해 신천지 교리교육을 받게 하는 '위장포교' 방식으로 세를 불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대전지법에서 "신분을 위장하는 전도 방법은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위법성이 있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확인되기도 했다.
신천지 측은 이날 "기성 교회의 주장으로 신천지를 비난하지 말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신도 56만 순복음 교회 "모든 모임 중단"

여의도 순복음교회. [중앙포토]

여의도 순복음교회. [중앙포토]

전체 신도 수 56만명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1일 오전 비상회의를 열고 예배를 제외한 모든 모임을 3월 말까지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순복음교회 관계자는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다양한 모임이 진행돼 온 교회로선 매우 파격적인 조치"라며 "우선은 방역 때문이지만 신천지 위장 잠입도 고려하지 않을 순 없었다"고 밝혔다. 순복음교회는 성전으로 들어오는 모든 출입구에 열감지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신도 수 만명의 다른 대형 교회들도 이날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사태가 매일 바뀌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미 신천지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예방 차원에서 소모임 자제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신도 수 5000~6000명 규모의 분당 할렐루야교회도 "체육관 도서관 카페 등 모든 부대시설을 폐쇄하고 신천지 관련 문제를 고려해 소모임도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강남 우리들교회는 휘문고등학교 강당에서 진행하는 '휘문 채플' 주일 예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강당에 모이는 대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한다. 신도 수 1000명 미만의 중소형 교회들도 소독을 실시하고 예배를 제외한 모든 모임을 취소하는 분위기다.
 
신천지 교회에서 20년간 활동하다 탈퇴해 신천지 문제 전문 상담소(구리이단상담소)를 운영하는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의 위장포교가 방역에 큰 구멍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신 목사는 "신천지는 포교 방식 탓에 자신의 신분을 가족에게도 숨긴다. 대구 교회를 다녀왔어도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구 교회 예배 참석자들이 각자 지역 사회에서 다른 신천지 회원들과의 밀접 접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다. 신 목사는 "평일에도 각계에서 활동하는 신천지 회원들이 모이는 센터, 복음방 등이 있다"며 "신천지 공식 교회 모임은 열지 않겠지만 음지에 숨은 교리공부 모임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신천지 측은 "모든 모임을 중지시켰고 모임 장소도 폐쇄시켰다"고 강조했다. 
 

"이번주는 기성 교회 가라" 루머…신천지 "명백한 가짜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신천지 울산교회가 폐쇄된 가운데 21일 오후 울산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천지 울산교회를 방역하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신천지 울산교회가 폐쇄된 가운데 21일 오후 울산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천지 울산교회를 방역하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구리이단상담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신천지 회원은 전국 24만명으로 추산된다. 기성 개신교 교회에 잠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명 '추수꾼' 규모는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고 한다. 추수꾼 정보는 신천지 내에서도 극비 사항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도수 500명 규모의 서울 시내 교회 강도사는 '추수꾼'의 규모를 묻는 말에 "그냥 어마어마하다"고만 표현했다. 그는 "신천지 회원들은 처음에는 교회를 옮길 목적으로 방문한 것처럼 포장한 뒤 교회에 빠르게 적응한다"며 "정체를 드러냈을 때는 이미 그들의 목표를 달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형교회 관계자들도 "교회 입구에 '신천지 출입 금지'라고 써붙이긴 하지만 잠입해 있는 신천지를 구분해 낼 방법은 없다" 고 입모아 말했다. 
 
이날 오후부터 인터넷에는 '신천지의 공지사항'이라며 "이번주는 기성 교회 예배 가서 예배를 드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려 코로나가 신천지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만들라"는 내용의 루머가 떠돌고 있다. 이후 중소형 교회를 중심으로 "신천지 출입을 방지하기 위해 예배당 입구에서 방문자 전수조사를 한다"는 공지사항이 문자로 전해지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천지 관계자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신천지 총회는 전체 신천지 회원들에게 모임을 중단하고 가정 예배로 대체하라고 공지했다"고 답했다. 이어 "'추수꾼' 포교는 과거에는 있었지만 3년 전에 없앴다"며 "감염병 우려가 있는 현재 노상포교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신천지 측은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조만간 전체 신도 자료도 방역 당국에 넘기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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