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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피지오겔 북미·아시아 1900억원에 샀다…다시 시작된 전투적 M&A

중앙일보 2020.02.20 16:53
더마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의 대표 제품.

더마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의 대표 제품.

 
LG생활건강이 보습크림으로 유명한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1923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4월 미국 뉴에이본 인수 이후 1 년이 채 되기 전에 한 ‘빅딜’이다.  
 
LG 생활건강은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공시했다. 피지오겔은 2000년 독일에서 시작된 더마(Dermatologyㆍ피부과학) 화장품 및 생활용품 브랜드다. 전체 매출(2018년 기준 약 1100억원)의 약 60%가 아시아에서 나온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한국 실적이 가장 좋아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피지오겔은 2013~2018년 한국 스킨케어 시장에서 연평균 8.8%의 성장률을 보였다.  
 
LG 생활건강은 앞서 지난해 초 미국 화장품 브랜드인 미국 뉴에이본 지분 100%를 1억2500만 달러(1450억원)에 인수했다. 뉴에이본은 130년 전통의 회사다. 이를 바탕으로 북미와 남미 진출 전략을 짠다는 계획이다.  피지오겔 북미·아시아를 인수하게 되면서 북미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생건 관계자는 “피지오겔이 그동안 미국과 중국 일본 사업은 하지 않았다”며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려는 LG생건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2005년 이후 15년간 화장품과 음료 부문에서 국내·외 업체 24곳을 인수하면서 공격적으로 브랜드를 확보해왔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시작으로 더페이스샵(2010년), 해태음료(2011년), CNP코스메틱스(2014년). 뉴에이본(2019)이 대표적이다. 
 
이날 인수한 피지오겔이 속한 더마화장품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화장품 카테고리다. 특히 최근엔 중국에서 성장이 거세다. 이에 힘입어 세계 1위 코스메틱 기업인 로레알의 더마화장품 라인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15%의 성장을 했다. 이는 같은 기간 화장품 시장 전체 성장률의 2배에 달한다. 
 
중소 더마화장품 인수합병이 활발한 이유다. 지난해는 글로벌 4위 화장품 그룹인 에스티로더그룹이 한국 더마화장품 닥터자르트를 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글로벌 더마화장품 시장 규모는 올해 약 8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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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은 피지오겔 인수를 계기로 더마화장품과 퍼스널케어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자체 보유한 연구 및 생산 역량,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피지오겔을 대표 더마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인수합병 일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LG생활건강 인수합병 일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유로모니터 홍희정 수석연구원은 “최근 제약사들이 잇따라 치약, 샴푸, 스킨케어 등을 출시하며 약국과 드럭스토어 유통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LG생활건강과 피지오겔의 시너지가 어떻게 발휘될지 주목된다”며 “특히 피지오겔은 면세 채널에 민감한 브랜드가 아니라 (면세점 판매 비중이 높은) LG생활건강 매출 다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쟁 더마 화장품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더마화장품은 닥터시라보(존슨앤존슨), 큐렐(카오) 등이다. 이미 대형 브랜드로 성장한 이들을 상대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진검 승부가 만만치 않을 수도 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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