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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發 수출 감소 가시화…정부, “무역금융 3조 추가 지원”

중앙일보 2020.02.20 14:39
정부가 수출기업에 낮은 이자로 자금을 지원하는 무역금융에 260조원을 투입한다. 당초 계획보다 3조원 넘게 늘렸다. 꽉막힌 물류 운송길을 뚫기 위해 항공물류 이용 기업의 관세 부담은 줄여 준다. 반등을 기대한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꺾일 위기에 놓인데 대한 긴급 처방전이다. 중국 현지 공장의 조업 재개가 제한적인 데다, 육상 운송 자체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자금 지원 위주의 대책으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이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이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무역금융 상반기에 156조 투입

 
정부는 20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를 열고 '코로나 19 기업애로 해소 및 수출지원 대책'을 정했다. 정부는 우선 무역금융 260조300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28조1000억원 늘어났고 당초 계획보다는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156조원을 상반기에 투입한다.  
 
중국 업체의 파산으로 대금을 결제받지 못한 기업은 중국 보험금을 80%까지 가지급하고, 보험금 청구 후 1개월 내 보상하기로 했다. 중국 업체의 '불가항력 사실 증명서' 제출 시 2주 이내로 보상 기간을 단축한다. 해외채권 추심 전문기관을 통해 대외채권 회수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급 품목, 항공운송하면 관세 특례

 
공급이 시급하지만, 해상운송이 어려운 소재·부품의 경우, 항공 운송으로 방향을 돌리도록 지원한다. 현재는 항공운임이 해상운임보다 15배 이상 비싼데, 앞으로 항공운임도 해상운임 기준으로 관세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 지난 5일부터 항공운송을 통해 조달한 경우 소급적용 된다. 중소·중견 항공사의 경우 수출실적을 토대로 수출자금을 공급하고, 항만 시설 사용료도 연간 30억~85억원 규모의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 
 
중국 내 교통 통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컨테이너가 국내로 돌아오는 상황에 대비해 항만·통관·이동통제 등 수출입 물류 현황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또 중국 현지의 공동물류센터를 가동해 냉장·냉동품목 운송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 국내 '유턴' 유도…수출용 원자재도 조달 지원

 

정부는 코로나 19사태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특정 국가에 소재·부품 의존이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소재·부품·장비 품목 수입액은 전체 1888억 달러(226조 3334억원)로, 상위 5개국(중국·일본·미국·대만·독일)에 70%를 의존하고 있다.
 

수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수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 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항만 배후단지 입주 기준을 완화하고 항만법령을 상반기에 개정해 유턴 기업 입주를 허용하기로 했다. 당초 기업의 매출액 중 수출입액 비중이 30%가 되어야 했지만 이를 20%로 낮추는 게 골자다. 또 중소·중견 유턴 기업의 경우 4조5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중국 원자재 대신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수출용 원·부자재를 구매해야 할 경우, 외상거래를 지원한다. 중소·중견 기업에 외상 매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이 외에도 코로나 19로 현지 전시회 취소 등 마케팅 애로가 발생할 경우 총 5112억원을 투입해 온라인 화상 상담회 등을 지원한다.
 
정부의 이런 대책은 코로나 19에 따른 수출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은 1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꺾이는 모양새다. 이달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2%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쌍용자동차 등 국내 기업이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며 휴업에 들어간 영향이다. 특히 대중(對中) 수출은 16일 기준 25.1% 줄었다. 국내 기업이 원자재 조달·거래 중단 등 정부에 공식적으로 애로를 제기한 건수는 19일 기준 422건에 달했다.
부산 남구 감만부두와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가득 쌓여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남구 감만부두와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가득 쌓여 있다. 송봉근 기자

 

금융·통관 지원 효과 '미지수'  

 
그러나 금융·통관지원 위주의 정책이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일부 현지 업체가 조업을 재개하고는 있지만, 인력난 등으로 난항을 겪는 데다 육상운송이 사실상 마비된 탓이다. 이호현 산업부 무역정책국장은 “현재 중국의 경우 운전기사가 성(省)에서 다른 성으로 운전할 경우 14일을 격리해야 한다”며 “통관이 되더라도 내륙운송이 잘 안 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조업량이 많을 경우에는 원자재를 사야 할 때 쓰는 무역 자금 지원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는 중국 공장이 시스템을 거의 멈추고 있어서 뾰족한 대책을 내놓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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