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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끝없는 '탄핵' 보복…국가정보국장·국방차관 경질

중앙일보 2020.02.20 12: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조지프 맥과이어 국가정보국장 대행 후임에 자신에 대한 충성파인 리처드 그레넬 독일 대사를 지명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조지프 맥과이어 국가정보국장 대행 후임에 자신에 대한 충성파인 리처드 그레넬 독일 대사를 지명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조지프 맥과이어 국가정보국장 대행과 존 루드 국방부 차관을 경질했다. 두 사람 모두 탄핵심판을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된 인물이다. 지난 5일 상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탄핵 연루 인사들에 대한 보복 숙청을  끝없이 계속하는 셈이다.

후임 국가정보국장엔 충성파 그레넬 지명
맥과이어 국장대행 CIA 내부 고발자 보호
루드 차관, 우크라 군사원조 보류에 반발,
북·미대화 위한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반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로 "매우 존경받는 리처드 글레넬 독일 대사가 국가정보국장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그는 우리나라를 대단히 잘 대변해왔고, 함께 일하는 것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맥과이어 국장이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한 데 감사한다"고 경질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충성파인 리처드 그레넬 독일주재 대사[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충성파인 리처드 그레넬 독일주재 대사[AP=연합뉴스]

 
그레넬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충성파로, 2018년 5월 대사 부임 이전에 폭스뉴스 해설자로 활동했다. 이념적으로 강경 보수인사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유엔대사 시절 대변인이었다. 또 공개적인 동성애자여서 상원 인준을 받을 경우 미국 최초의 동성애자 각료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존 루드 국방부 차관에 대해 "우리나라에 대한 그의 봉사에 감사한다. 미래에 하는 일들도 잘 되기를 기원한다"고 트윗 경질을 발표했다. 루드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2억 5000만 달러 군사 원조를 보류한 것과 관련, 부패 우려를 이유로 든 데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상당한 개혁에 착수했다"고 반대되는 증언을 해 미운털이 박혔다.
 
19일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존 루드 국방차관. 그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보류에 반대했고,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도 반대 입장이었다고 한다. [AP=연합뉴스]

19일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존 루드 국방차관. 그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보류에 반대했고, 한미 연합훈련 축소에도 반대 입장이었다고 한다. [AP=연합뉴스]

 
CNN 방송에 따르면 루드 차관은 지난해 7월 25일 트럼프와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통화 직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 e메일을 보내 "군사원조 보류는 러시아와 전략적 경쟁 상황에서 핵심 파트너와 방위 과제를 훼손하고 유일한 기회의 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루드 차관은 북·미 대화를 위해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결정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핵심 정책에도 입장이 달랐다고 CNN은 전했다.
 
맥과이어 국장은 원래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으로 댄 코츠 전임 국장이 지난해 8월 해임된 뒤 대행을 맡아왔다. 국가정보국장 대행은 오는 3월 12일까지 임기가 제한돼 그레넬 대사를 정식으로 후임 국장에 지명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내부 고발이 탄핵 사태의 시작이었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그를 곱게 볼 리는 없었다.
 
맥과이어 국장은 처음에는 백악관과 법무부 자문에 따라 고발장 의회 제출을 막았지만, 결국엔 고발장을 제출하도록 했고, 나중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내부 고발자 신원공개 압박에도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명에 앞서 지난 7일 의회에서 자신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했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 담당 국장인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대사를 해고했다. 특히 빈드먼 중령은 NSC에서 함께 근무하던 쌍둥이 형제인 예브게니 빈드먼과 함께 경호원들에 의해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탄핵 무죄선고에 앞서 지난 1월 국무부에서 퇴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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