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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총회장 사실혼"···신천지 2인자 폭로에 코로나 덮쳤다

중앙일보 2020.02.20 11:57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가 최근 불거진 내부자 폭로에 이어 대구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집단 감염지가 되면서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31번 확진자가 다니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 중에서만 20일 오전 9시 기준 3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대구교회는 신천지가 전국에 꾸리고 있는 12지파 중 하나인 다대오 지파다. 대구ㆍ경북 지역에 해당하는 다대오 지파에는 대구 외에도 포항ㆍ안동ㆍ경주ㆍ구미 등 5개 도시의 신천지 교회가 속한다. 같은 지파 소속인 이들 교회 간에는 상호 교류를 한다. 31번 확진자가 참석한 2월 9일과 16일 대구교회 예배에 타지역 신도들이 참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북 지역 확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7번째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19일 오후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대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7번째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19일 오후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대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코로나 바이러스 31번 확진자가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신진호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31번 확진자가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신진호 기자

 
신천지 측은 20일 “총본부인 경기도 과천의 총회 건물을 비롯해 전국의 교회와 시온기독교센터, 카페와 복음방 등 모든 시설을 잠정적으로 폐쇄한다”며 “이번 주말까지 교회 건물 폐쇄를 결정했고, 향후 코로나 확산 추이를 보면서 폐쇄 기간을 연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신천지 신도들은 각자의 집에서 가족 단위의 가정예배를 하고, 신천지 사무국 직원들은 재택 근무를 실시키로 했다. 바깥에서 우려하던 신천지 신도에 의한 기성 개신교 교회 선교 활동에 대해서도 중앙 차원의 전면 중지 방침이 내려갔다고 밝혔다.  
 
한편 신천지는 최근 내부 분란에 따른 폭로전이 불거진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터져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그동안 ‘신천지 2인자’ 혹은 ‘사모님’으로 불리던 여성 김남희씨가 지난 16일 유투브에 출연해 신천지를 설립한 이만희(89) 총회장과 사실혼 관계임을 주장하며 폭로전을 펼쳤다. 1시간 20분에 걸친 인터뷰에서 김 씨는 이만희와 갈라선 이유가 “돈 때문”이라며 이만희 총회장이 직접 썼다는 친필 결혼 서약서와 신천지 핵심 관계자들의 녹음 파일 등을 공개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이만희 총회장이) 혼인신고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원래 사모로 알려졌던 분과 이혼하고 1년 후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다. 이미 혼인신고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거짓말하는 걸 몰랐다”고 말했다.    
 
1980년대 초에 신천지를 설립한 이만희 총회장. 신천지는 요한계시록에 담긴 계시에 따른 말세와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는 교리를 갖고 있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1980년대 초에 신천지를 설립한 이만희 총회장. 신천지는 요한계시록에 담긴 계시에 따른 말세와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는 교리를 갖고 있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신천지예수교회 교인들이 창립 기념예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신천지예수교회 교인들이 창립 기념예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천지예수교회]

 
또 이만희 총회장이 척추 협착증 증세로 영동세브란스 병원에 두 달간 극비에 입원하고, 그래도 낫지 않아 조선대병원(2010년)에 입원해 수술을 받은 사실과 당시 사진을 공개하며 “이만희가 아픈 사실이 드러나면 안 되기 때문에 내가 직접 간호하고, 병원비도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폭로전으로 인해 신천지는 내부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내부 동요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대구교회의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며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신천지 관계자는 “신천지 여성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던 김남희 씨가 교회 돈을 착복한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이에 따른 징계 차원에서 제명 처리된 것”이라며 “김 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법적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때 신천지 주변에서는 “김남희 씨가 이만희 총회장의 후계자”라는 설이 파다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 관계자는 “신천지는 후계 구도가 없다. 신천지는 말세 때 예수님이 재림하시기를 기다릴 뿐이다. 그러니 후계자가 따로 필요 없다”며 “요한계시록을 통해서 열어준 말세의 때를 짐작하며 교인들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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