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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소유 아닌 공유…그래서 법인·사업자 소유차 늘었다

중앙일보 2020.02.20 06:00
차량공유업체 그린카의 차량. 공유 차량 증가 등으로 법인·사업자 소유 차량이 늘었다. [사진 그린카]

차량공유업체 그린카의 차량. 공유 차량 증가 등으로 법인·사업자 소유 차량이 늘었다. [사진 그린카]

공유 차량 확산에 힘입어 법인·사업자의 신차 구매 비중이 늘었다. 반면 경기 악화에 따른 젊은 층의 소비 여력 감소 등으로 개인 소유 차량은 줄어들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신차 150만 대 중 법인·사업자 소유는 39만여 대로 조사됐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4%로 5년 전인 2015년(22.2%)에 비해 4.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개인 소유로 등록한 신차는 110만대로 2015년(118만여 대)보다 8만여대 줄었다.  
신차 중 개인·법인별 등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신차 중 개인·법인별 등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최근 법인·사업자 소유의 차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장기 렌트나 리스를 이용하면 비용 처리 등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카이즈유 관계자는 "규모 있는 법인보단 자영업자 등 규모가 작은 사업자가 렌트·리스를 통해 신차를 많이 구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쏘카·그린카 등 차량 공유업체도 사업 규모를 키우며 보유 대수를 늘리고 있다. 그린카 관계자는 "현재 보유 차량은 9000여 대로 5년 전인 2014년 말(1865대)보다 5배가량 늘었다"며 "올해 들어 2000여 대를 추가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개인의 차량 구입 방식도 영향을 미쳤다. 장기 렌트를 할 경우 차량은 렌터카 회사 소유가 되고, 리스의 경우 금융캐피털 소유가 된다.   
 
수입차보다 국산차가 법인·사업자의 선택을 받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사업자가 구매한 현대·기아차는 24만4664대로 2015년(20만8502대)보다 17.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차는 9만5311대에서 9만1103대(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로 4.4%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신차 중 개인·법인 등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현대기아차 신차 중 개인·법인 등록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브랜드별로 보면 기아차를 구매한 법인·사업자가 늘었다. 지난해 법인·사업자가 구매한 기아차는 12만6626대로 현대차(11만8038대)를 앞질렀다. 수입차 중에선 메르세데스-벤츠가 3만7886대로 경쟁 브랜드인 BMW(1만5816대)·아우디(4459대)를 크게 앞섰다.  
 
특히 K7·K9을 구매한 법인·사업자가 늘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15년 법인· 사업자가 구매한 K7·K9은 7480대였지만, 지난해엔 2만2842대로 3배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이 구매하는 업무용 차량의 경우 윗사람보다 한 등급 아래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측면에서 K7·K9이 혜택을 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2015~2016년은 법인·사업자 판매에 있어 변곡점이 되는 시점이다. 2016년 세무당국은 '업무용 승용차 비용인정 특례제도'에 따라 법인에서 사용되는 차량의 감가상각비를 1년에 800만원으로 제한했다. 이때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등 독일 럭셔리 3사의 법인 구매 대수는 한풀 꺾였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법인의 비용 처리 한도가 줄어든 데다 벤츠·BMW 등을 주로 이용해온 전문직 계열 업종에서 사회적 여론 등을 의식해 국산차로 바뀐 시점"이라고 말했다. 때마침 기아차는 K7 완전변경모델을 내놓은 점도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경기 악화에 따른 20~40대의 소비 부진도 개인 소유 차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실장은 "최근 3년간 20~40대의 신차 구매는 줄어든 반면 경기 영향을 덜 받는 50~60대의 구매 비중은 늘었다"며 "중소형 승용차를 많이 샀던 젊은 층의 구매가 줄어들고, 대형차는 늘어나는 등 차 소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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