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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유튜브 전쟁' 신무기, 보수 유튜버 일괄신고 앱 논란

중앙일보 2020.02.20 05:00
지난달 21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팩트체커'앱. [Appgrooves 캡처]

지난달 21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팩트체커'앱. [Appgrooves 캡처]

 
"제2의 드루킹 음모다. 좌파가 총선을 앞두고 또 음모를 꾸미고 있다."
"이 앱을 누가, 어떻게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지 파악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대놓고 비판했다.  
 

무슨 일인데?

-1월 21일 구글의 앱마켓(구글플레이)에 '팩트체커-유튜브 가짜뉴스 신고'라는 앱이 등록됐다. 사용자가 가짜뉴스라고 생각하는 정치·시사 분야 영상을 한꺼번에 유튜브 측에 신고할 수 있는 앱이다.
-앱 제작자 'FactChecker'가 공개한 앱의 기능은 "유튜브 동영상 싫어요 클릭, 자동 신고, 자동 댓글".  
-앱은 유튜브 인기 영상(200위 내) 중 정치 ·시사 카테고리로 분류된 목록을 보여준다. 앱 사용자는 이중 30개까지 '문제있는 영상'이라고 유튜브에 일괄 신고할 수 있다. 또 미리 설정해둔 댓글 문구를 영상에 자동으로 달 수 있다. 예를 들어, "이거 가짜다"라고.  
 

뭐가 문제라는 거야?

-미래통합당은 이 앱이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을 차단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당 김성태 의원은 "친문 지지자 중심으로 이 앱이 확산되고 있다. 보수성향 유튜버 영상이 삭제되거나 차단되고 있다. 제2의 드루킹 사태"라고 주장했다.
 

왜 이게 중요해?

정치 관련 주요 유튜브 채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정치 관련 주요 유튜브 채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유튜브는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유시민·홍준표 등 진보·보수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유튜브에서 지지자를 결집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도 11일 "사이버상 선거운동 확대와 디지털 플랫폼 활용 증가가 이번 총선에 주요한 쟁점"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진 보수 성향의 채널이 구독자 수 등에서 더 우위다. '팩트체커' 앱에 보수 성향 채널이 많이 올라온 이유도 보수 채널의 전반적 인기가 높기 때문인 측면이 있다.
-그동안 보수 성향의 유튜버들은 자기 채널에 'fake news(가짜 뉴스)', 'malicious content(악성바이러스 게시글)'같은 댓글이 유독 많이 달린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유튜브로부터 '노란딱지(수익 창출 제한)' 조치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혹을 제기해왔다.  
 

관련기사

이걸 알아야

-킹크랩 사건. 2017년 5월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드루킹(김동원)' 등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 '킹크랩'으로 네이버 포털 실시간검색어를 조작하고, 주요 기사에 유리한 댓글을 달았다. 대법원은 지난 13일 김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확정했다.  
-미래통합당은 '팩트체커' 앱이 '일괄댓글', '일괄신고'가 가능하단 점에서 킹크랩 같은 여론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앱 사용자들이 특정 영상을 가짜뉴스라고 집중 신고해도, 실제 해당 콘텐트가 차단·삭제 되려면 플랫폼 운영사인 유튜브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 
-유튜브가 '자체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고 판단해야 노란딱지를 붙인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과도한 노출, 유해하거나 위험한 콘텐츠, 증오성 콘텐츠, 폭력적이거나 노골적 콘텐츠 등을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반칙이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이 앱에 대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따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드루킹 사건 당시에도 매크로나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판단하지 않았다. 이는 형법의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선관위는 공식 신고나 제보로 접수된 내용이 특정인에 대한 비방·허위사실을 담고 있는지만 판단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입장은?

-유튜브와 구글 측은 '당장은 반칙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 이들 회사의 가이드라인에 위배되진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앱마켓을 운영하는 구글은 자동으로 '싫어요'나 '댓글'을 다는 앱 내 기능이 유튜브의 정책 위반에 해당하는지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팩트체커' 앱은 19일 현재 구글 앱마켓에서 사라졌다. 구글 측이 삭제하진 않았다.
-유튜브는 향후 이런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하며 '팩트체커' 케이스를 면밀히 분석 중이다.
-선관위는 총선을 앞두고 구글코리아, 트위터, 페이스북코리아,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와 공동협의체를 구성한 상태다. 플랫폼에서 전에 없던 신종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어나는 데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팩플, 팩트로 Flex

[팩플]"그래서, 팩트(fact)가 뭐야?"
이 질문에 답할 [팩플]을 시작합니다. 확인된 사실을 핵심만 잘 정리한 기사가 [팩플]입니다. [팩플]팀은 사실에 충실한 '팩트풀(factful)' 기사, '팩트 플러스 알파'가 있는 기사를 씁니다. 빙빙 돌지 않습니다. 궁금해할 내용부터 콕콕 짚습니다. '팩트없는 기사는 이제 그만, 팩트로 플렉스(Flex)해버렸지 뭐야.' [팩플]을 읽고 나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게끔,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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