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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공천신청…"2016년 유승민 찍어내기 재연되나 두렵다"

중앙일보 2020.02.20 05:00
김남국 변호사(왼쪽)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김남국 변호사(왼쪽)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국백서'의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가 19일 서울 강서갑 공천을 신청했다.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금태섭 민주당 의원이다. 이때문에 ‘친조국 대 반조국 일전’이라는 평가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 공천 추가공모 마감일인 이날 오후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 공천을 신청하고 나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윗과 골리앗 싸움이다. 절대 임전무퇴 끝까지 간다”고 했다.
 
앞서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부터 페이스북에 ‘금태섭 의원님, 너무 비겁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선 “비겁하게 ‘조국 수호’ 프레임 뒤에 숨지 말라.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금 의원은 전날 김 변호사 출마를 두고 “조국 수호 총선으로 치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또 ‘금태섭 의원님, 조국 수호=검찰 개혁이 부끄러우신가요?’라는 글도 띄웠다.
 
김남국 변호사가 민주당 입당 시점인 지난 7일께 이해찬 당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남국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김남국 변호사가 민주당 입당 시점인 지난 7일께 이해찬 당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남국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에서는 조국 내전 프레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변호사를 향해 “스스로 정치 영역에서 청년의 정신을 실현해왔는지 되물어보기를 권한다”고 했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2016년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태도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다. 일찍부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싹을 자르고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 일각에선 "흡사 2016년 새누리당 대구 동을처럼 '유승민 찍어내기'가 '금태섭 솎아내기'로 재연될까 두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의원 122명이 포함된 단체메시지 방에서는 이날 격론이 오갔다. 이재정 의원은 금 의원을 향해 “의원님께서 그런 단어를 용인하고 언급하는 것으로 인해 다른 입길 안에 화력이 된다는 측면의 우려를 조심스레 전해본 것”이라고 했다. 전날 ‘조국 수호 총선’이란 말을 거론한 금 의원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됐다. 금 의원은 “제가 아니라 언론에서 조국 프레임을 건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체로 ‘김 변호사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고 한다. 김병욱 의원은 “국민 정서와 어긋나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 단체방으로 추정되는 대화방에서 이번 총선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한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보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 단체방으로 추정되는 대화방에서 이번 총선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한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보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친문 의원들은 김 변호사를 옹호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단 한번도 김해영 의원이 청년을 대변한다 못 느꼈다. 지금도 금 의원 편들기로 보인다”고 썼다.
 
김 변호사는 지난 7일 민주당에 입당한 정치신인이지만 민주당이 강서갑 후보자 추가공모를 결정한 지난 15일 이후 4박 5일간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김 변호사 출마설정(17일)→금 의원 공개 비판(18일 오전)→김 변호사 기자회견 돌연 취소(18일 낮)→페이스북을 통한 김 변호사 출마 의지 피력(18일 오후)→당 지도부 만류(18일 밤)→김 변호사 출마 의지 재확인(19일 오전)→강서갑 출마 신청(19일 오후) 등 과정을 거치면서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태악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노태악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13일 친문 성향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이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서 “김 변호사! 강서갑 가요, 안 가요?”라는 정청래 전 의원 질문에 김 변호사는 “당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가겠다”고 답했다.
 
광주 출신인 김 변호사는 전남대 로스쿨을 나온 뒤 2012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2012년 18대 대선부터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선언을 했다. 그는 당시 “아들인 문준용씨 법률대리인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현재 준용씨와는 페이스북 친구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캠프 법률지원단으로 활동했고, 서초동 집회 후 ‘조국 백서’ 필자로 참여했다.
 
김 변호사의 공천 신청으로 민주당 고민은 깊어졌다. 민주당 한 다선 의원은 “최대한 김 변호사를 설득해 금태섭 대 김남국 경선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조국 대전이 재소환되면 선거에는 대형 악재”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친조국 인사’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재직 시절 법무ㆍ검찰개혁위원으로 참여한 김용민 변호사(경기 남양주병 출마)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와 조 전 장관의 인연이라면 위촉장 한 장 받은 것뿐으로 관련성이 그렇게 높은 사람은 아니다”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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