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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TK 하루에만 20명…청도 정신과 폐쇄병동 2명도 확진

중앙일보 2020.02.20 02:00 종합 1면 지면보기
음압병상에 입원 중인 환자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와 폐쇄된 대구 경북대병원 응급실 입구에서 19일 보안 요원과 방문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하루 만에 22명의 환자가 새로 나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3명으로 늘었다. [뉴시스]

음압병상에 입원 중인 환자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와 폐쇄된 대구 경북대병원 응급실 입구에서 19일 보안 요원과 방문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하루 만에 22명의 환자가 새로 나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3명으로 늘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새 22명 늘었다. 이 가운데 경북 청도대남병원의 정신과 폐쇄병동 환자 2명을 비롯, 20명이 대구·경북에서 나와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4명은 31번 환자(61·여)와 같은 신천지대구교회 신자로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이 교회 내 ‘수퍼전파자(다수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환자)’가 나온 것으로 보고 누군지 추적하고 있다. 새로 나온 환자 중에는 국내 최초로 어린이가 포함됐다.
 

101명 입원 병동 추가감염 비상
31번 환자와 연결고리 있나 조사

대구 신천지교회 신도 14명 포함
“교회서 수퍼전파…1000명 조사”
성동구 77세, 수원 11세 초등생 감염

의심 증상 환자들, 응급실 찾아 확진
뇌졸중 등 긴급환자 치료 못할 수도
과천 신천지교회 신도도 의심 증세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경상북도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22명 증가해 총 53명으로 확인됐다. 31번 환자와 연관된 사례가 17명에 달한다. 같은 교회를 다니는 14명, 병원(새로난한방병원)에서 접촉한 1명이다. 대남병원이 있는 청도군 주민들이 31번 환자가 지난 15일 방문한 호텔 결혼식장에 다녀왔다. 보건당국은 이 호텔과 환자 2명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확진 환자는 최근 병원에서 외출했다가 돌아온 뒤 발열·기침 증세가 잇따라 나타났다. 둘 다 포항의료원에 격리됐다. 청도대남병원 정신과 병동에는 101명의 환자가 입원하고 있다. 이 병원은 폐쇄됐다.
 
서울 성동구의 77세 남성(40번 환자)이 확진됐다. 이 환자는 해외여행이나 확진 환자 접촉 이력이 없다. 어린이 환자(32번)는 20번 환자(42·여)의 딸(11)이다.
 
한 장소(교회)를 연결고리로 해 10명 이상의 무더기 감염 환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발병 사례”(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신천지대구교회가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회 내 최초 감염자가 누군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31번 환자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력이 없고 환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 그가 다른 곳에서 감염된 뒤 교회 내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교회 내에 다른 수퍼전파자가 있어서 모두 공동으로 노출됐을 수도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수퍼전파 사건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감염원이) 31번 환자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누가 감염원이었고 어떤 감염 경로를 통해 퍼졌는지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신도 가운데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정 본부장은 “교회 관련 접촉자 중에 일부는 (의심) 증상이 있다”며 “추가 양성자(확진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교회 전체에 대한 선별검사, 진단검사를 시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응급의료 마비 … 대학병원 응급실 4곳 모두 폐쇄
 
19일 대구 남구의 한 병원 입구에 ‘감기 증상 환자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신진호 기자

19일 대구 남구의 한 병원 입구에 ‘감기 증상 환자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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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대구교회 소속 전체 교인 수는 9000명가량이다. 권영진 시장은 “정확한 신도 숫자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어제, 오늘 새벽까지 교회 협조를 받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31번 환자가 예배를 보았던 9일과 16일 예배에 참여했던 명단은 다 파악했다. 1000여 명이 조금 넘는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31번 환자는 증상 발현 이전에도 두 차례 교회를 찾았다고 한다. 정 본부장은 “(교회에) 발병일 이전과 이후(9·16일) 두 번 갔다. 발병일 전에 갔을 때 감염됐을 가능성을 두고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 클러스터(무리)’가 나왔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클러스터가 나오면 특정 감염원을 찾기 어려워진다. 교회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 어디든 감염 클러스터(집단)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1번 환자의 접촉자는 지금까지 166명으로 확인됐다. 격리되기까지 병원·교회·호텔 등을 다니며 만난 이들이다. 31번 환자가 입원했던 새로난한방병원에서만 의료진 등 128명이 접촉자로 분류됐다. 입원해 있던 환자 32명은 대구의료원으로 옮겨져 1인 1실에 격리됐다.
 
신천지교회 본부가 있는 과천시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이날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과천교회 신도 6명 중 과천시민 1명이 인후 미세발적(목이 약간 부은 증상)으로 보건소에 신고한 뒤 의심환자로 분류돼 검사를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명동 신천지대구교회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뉴스1]

같은 날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명동 신천지대구교회 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대구·경북 지역에서 환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이 지역 대형병원 응급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경북대·영남대·계명대 동산의료원·대구가톨릭대 응급실 등이 모두 폐쇄돼 사실상 응급의료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대한의사협회는 “불과 10여 명의 추가 환자가 발생하는 사이에 국내 대표적 병원의 응급실이 연달아 폐쇄됐다. 심각한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고 국민 건강에 매우 큰 위협이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제때 치료를 못할 수도 있다.
 
추가 환자 가운데 서울 성동구의 40번 환자 역시 서울 종로구의 29·30번 부부 환자처럼 감염 경로가 불투명하다. 고열 등의 증세로 지난 18일 한양대병원에 외래로 방문한 뒤 폐렴을 확인했고, 코로나19 검사에서 19일 확진됐다. 성동구의 도서관·복지관·어린이집·경로당 등 모든 공공시설은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보건당국은 해외여행력과 무관하게 의사가 의심할 경우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대응지침을 20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확진자의 접촉자가 자가격리에서 해제될 때도 검사할 계획이다.
 
이날 처음 나온 어린이 환자는 수원시에 거주하는 엄마(20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자가격리해 오던 중 객담(가래) 등 증상이 나타났고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환자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지난달 3일부터 현재까지 방학이다. 자가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아 추가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지역사회 확산에 아직 신중한 입장이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은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역망 통제 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 대규모 유행 상황인지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아직 전국적인 감염의 확산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대구지역은 국소적인 소규모의 집단발병”이라고 말했다. 이날 확진자 가운데 격리해제된 환자가 4명(6·10·16·18번) 추가되면서 국내 완치자는 모두 16명으로 늘었다.
 
대구=김윤호·김정석·백경서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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