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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우승, 꾼들은 매킬로이 찍었다

중앙일보 2020.02.20 00:05 경제 6면 지면보기
로리 매킬로이가 ‘WGC슬램’에 도전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스틴 존슨을 이겨야 한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가 ‘WGC슬램’에 도전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스틴 존슨을 이겨야 한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초장타 쇼’와 ‘쩐의 전쟁’. 월드 골프 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의 핵심만 정리하면 그렇다. 해발 고도가 높은 골프장에서 열리는 특급 대회에서 남자골프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가 새로운 역사를 쓸까.

WGC 멕시코 챔피언십 오늘 개막
세계 1위 이어 WGC슬램도 노려
해발 2371m 고원, 치면 400야드
지난해 우승한 존슨 뛰어 넘어야

 
20일 밤(한국시각) 멕시코 멕시코시티 인근 나우칼판의 차풀테펙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멕시코 챔피언십은 올해 WGC 시리즈의 첫 대회다.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유러피언투어, 아시안투어 등 6개 투어 공동 주관으로 매년 네 차례 열리는 WGC 시리즈는 올해 총상금 규모를 더 키워, 1050만 달러(약 125억원)다. 우승자는 178만5000달러(약 21억원)를 차지한다. 컷 탈락이 없어 최하위(72위)도 5000여만원을 받는다.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500만 달러)과 4대 메이저 다음으로 상금이 많아 ‘쩐의 전쟁’으로 부를 만하다.
 
각종 스포츠 베팅업체와 대다수 골프 전문가는 일제히 매킬로이를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그의 최근 PGA투어 성적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최근 PGA투어 5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톱5에 들었다. 그중 우승만 두 번이다. 가파른 상승세 덕분에 지난 10일, 4년5개월 만에 세계 1위에 올랐다. 17일 끝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최종 라운드 5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공동 5위에 올랐다. 그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꽤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이번 대회에서 매킬로이가 ‘WGC 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앞서 매킬로이는 2014년 8월 브릿지스톤 인비테이셔널, 2015년 5월 캐딜락 매치플레이, 지난해 11월 HSBC챔피언스 등 WGC 시리즈 대회를 세 차례 제패했다. 이번에 우승하면 HSBC챔피언스에 이은 WGC 시리즈 2개 대회 연속 우승과 ‘WGC 슬램(시리즈 4개 대회 모두 우승)’을 동시에 달성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WGC 슬램’은 못했다. 우즈는 WGC 시리즈 대회를 18번 우승한 최다 우승자다. 하지만 HSBC챔피언스 우승이 없어  ‘WGC 슬램’은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멕시코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와 함께한 존슨. [USA투데이=연합뉴스]

지난해 멕시코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와 함께한 존슨. [USA투데이=연합뉴스]

 
원래 매킬로이는 더 일찍 ‘WGC 슬램’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다. 당시 매킬로이 앞을 가로막은 게 더스틴 존슨(36·미국)이다. 존슨은 이번에도 매킬로이의 강력한 경쟁 상대다. 앞서 존슨은 멕시코에서 처음 열린 2017년 대회 때도 우승했다. 이어 2017년 3월 매치플레이 대회를 우승하면서 유일하게 ‘WGC 슬램’을 경험했다. 그는 WGC 시리즈에서 통산 6차례 우승했다. 그런 이유로 PGA투어에서 선정하는 이번 대회 파워랭킹에서는 존슨이 1위, 매킬로이가 2위에 각각 올랐다.
 
멕시코 특유의 환경 조건을 잘 활용하는지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차풀테펙 골프장은 해발 2371m의 고원 지역에 있다. PGA투어 대회장 중 해발고도가 가장 높다. 공기 저항이 적어 샷이 멀리 나가기로 유명하다. 400야드 이상 파4 홀에서도 티샷을 한 번에 그린 위에 올리는 독특한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 대회 참가 선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지난해 PGA 투어 35개 대회 중 가장 긴 평균 303.6야드였다. 출전 선수 71명 중 65명이나 평균 300야드 이상 때렸다.
 
지난해 8월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 나선 로리 매킬로이. [AFP=연합뉴스]

지난해 8월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 나선 로리 매킬로이. [AFP=연합뉴스]

 
마음먹고 휘두르면 400야드 이상 치는 골퍼도 많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선수가 매킬로이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이 대회 최종라운드에 11번 홀(파5)에서 410야드를 날렸다. 당시 평균 드라이브샷은 343.3야드를 기록해 시즌 평균(307.6야드)보다 36야드나 더 멀리 쳤다. 2013~17년 PGA투어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 1~2위를 지켜왔던 존슨도 지난해 이 대회에서 최고 404야드까지 쳤다.
 
물론 멀리 보낸다고 능사는 아니다. 그린 주변 플레이도 함께 잘해야 한다. 매킬로이는 올 시즌 그린 주변 플레이 관련 지표에서 대부분 톱5에 들었다. 바로 이런 점이 그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는 어프로치샷(1.136타·5위), 스크램블링(온 그린 실패 시 파 이상 기록할 확률·69.51%·4위), 그린 주변 이득 타수(0.774타·5위) 등에서 대부분 톱5에 들었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2), 안병훈(29), 강성훈(33)과 지난해 아시안 투어 상금 3위 이태희(36)까지 4명 출전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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