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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코로나19 대처, 민간 참여 필요하다

중앙일보 2020.02.20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는 콜레라가 창궐하는 장면이 나온다. 수많은 등장인물이 사라지고 주인공 서희와 길상이도 발병을 피하진 못한다. 이 대재앙 속에서도 전염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간교한 인물 조준구다. 그는 콜레라의 전염경로를 알고, 물은 끓이고 음식은 익혀 먹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비밀로 해 위기를 방치한다. 하지만 그때의 조선과 지금은 다르다.
 
우리 국민은 외환위기, 메르스 등의 위기를 겪으며 위기 대처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졌다. 특히 모바일을 통해 순식간에 정보를 공유한다. 이러한 성향은 4차 산업혁명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공포와 불안·우려가 하루아침에 확산돼 경제와 심리가 급작스럽게 악화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우리 기업의 생산 활동에 차질이 빚어진다. 소비 위축은 위기상황에 취약한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에게 더 큰 위기다. 정부는 이미 금융위기와 일본 무역제재 사태에 준하는 위기대응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문제는 공포심으로 경제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었다는 점이다.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전방위 지원을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민간의 동참이 절실하다.
 
지난 13일 한국생산성본부 포함 55개 기관·단체로 구성된 혁신성장협의회는 민간부문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경제적 위기 극복을 위해 ‘민간차원의 실천과제’와 ‘정부정책 지원과제’를 실행하기로 했다. 정책자금 70%를 2분기 내 조기 집행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촉진하고, 구내식당 축소 운영을 통해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 화폐를적극 구매해 소상공인 수요 확대를 촉진하고, 소상공인의 온라인 쇼핑몰 입점 및 중소기업 판로개척을 위한 특별 지원을 한다. 협의회가 먼저 나서고 전국 지자체 및 공공기관 등으로 위기극복 운동을 확산하는 등 다양한 부문의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제 조금은 냉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문제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고, 이를 국민과 공유하고 있다. 통제력을 잃은 중국, 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일본과 달리 정부의 적절한 대응 속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망이 가동되고 있다.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한 철저한 예방은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 주체가 위축될 필요는 없다. 하루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활력을 회복해야겠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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