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악 대법관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19일 인사청문회에서 노태악(58·사법연수원 16기)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말에 극찬을 한 것은 여당 의원이 아닌 주광덕 미래통합당 의원이었다. 주 의원은 A4용지 11쪽 분량의 인사말을 노 후보자가 직접 썼는지 확인한 뒤 "재선 국회의원으로 인사청문회 임하는 동안 (본 인사말 중) 가장 진정성 있다"고 했다.
노 후보자는 "사법부 구성원 모두가 재판 독립이란 헌법적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기고 이를 침해하려는 내외부의 시도를 과감하게 배척하겠다"며 "제가 모든 긴장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이자, 저에게 부여된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의 칭찬에 여당 청문위원도 화답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 의원이 노 후보자를 아주 극찬하는 것에 대해 여당 의원으로서도 보기 좋고 듣기 좋다"고 했다. 덕담이 오가는 새 노 후보자는 간간이 미소 짓는 모습을 보였다.
노 후보자는 지난달 김명수 대법원장의 지명을 받아 새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됐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좌천됐던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동생이다. 주 의원이 최근 판사들이 청와대나 여당으로 직행하는, 이른바 '법복 정치인' 논란에 대해 묻자 노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지양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가능하면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노태악)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위원장이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2/19/3ea80e29-d23d-461d-b773-7f2aea377672.jpg)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노태악)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성호 위원장이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야는 노 후보자를 사이에 두고 '법무-검찰' 간 갈등의 대리전 양상이 펼치기도 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가 인권침해를 넘어 일반 대중에게 피의자 유죄 심증을 주고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는 범죄 행위이고 엄격히 통제돼야 한다"고 했다. 또 "공소장 공개 시점은 재판 시작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제도를 만드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노 후보자는 "충분히 동의한다"고 답했다.
반면 강효상 의원은 "국민의 알 권리가 있고 정의가 있다"며 "전 정권의 피의사실은 매일 TV로 생중계하고, 이 정권 수사는 틀어막고 공소장도 틀어막는다"고 했다. 노 후보자는 "법리적인 측면에선 여러 가지 견해가 다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은재 통합당 의원은 노 후보자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한양대 동문인 점을 들어 대법관 후보자 추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는 이날 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