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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심한 동네 사는 부정맥 환자, 돌연사 주의보

중앙일보 2020.02.19 13:00

[더,오래] 임종한의 디톡스(42)

내가 알고 있는 한 환자의 이야기다. “십여년부터 이상하게 악취만 맡으면 가슴이 뻐근하고 벌렁거립니다. 맥박수가 빨라 응급실 실려 가 심전도 검사하면 사라지는 등 수십번 반복된 전조증상을 놓친 것 같습니다. 이번엔 빠르고 심한 맥박과 식은땀이 시트를 적시고 심상치 않았는지 응급구조사도 인근 심혈관 전문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초기 약물로 잡지 못해 위중한 상태가 돼 가족에게 긴급하게 알렸다는 겁니다. 대학병원으로 진료의뢰서 작성해주며 빨리 대학병원 치료를 받으라는 응급주치의의 빈맥진단으로 대학병원에 일찍 입원해 시술한다고 합니다.”
 
그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빈맥으로 아주 위험한 상황을 몇 번이나 겪었다. 악취로 인한 불쾌감이나 가슴 답답함 정도로만 여겼는데, 실지 위중한 상태에 이르는 빈맥이었다니 가슴을 쓸어내는 아찔한 일이다. 그는 사는 지역 인근 공장에서 나오는 독성이 강한 중금속이 함유된 미세분진과 빈번하게 발생하는 소각 분진으로 도무지 살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
 
빈맥으로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이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혈압이 떨어지면서 전신 무력감이나 어지럼증, 현기증이 동반될 수 있다. [사진 pixabay]

빈맥으로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이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혈압이 떨어지면서 전신 무력감이나 어지럼증, 현기증이 동반될 수 있다. [사진 pixabay]

 
일반적으로 심장 박동수의 정상 범위는 분당 60(또는 50)회에서 100회까지로 정의한다. 부정맥으로 심장 박동수가 분당 100회 이상으로 빨라지는 경우를 빈맥이라고 한다. 빠른 맥박의 원인은 부정맥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달리기할 때처럼 자연스럽게 맥박이 상승하는 정상적인 빈맥도 있다. 심장의 전기 신호 발생이나 전달에 이상이 생긴 부정맥이 발생해 맥박이 빨라지는 빈맥성 부정맥도 있다.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빠른 부정맥의 발생이 원인일 수 있다.
 
이러한 부정맥으로는 심실세동, 심방조동, 심방세동, 동빈맥, 심방빈맥, 발작성 심실상성 빈맥 ,심실빈맥 등이 있다. 부정맥 발생의 원인으로는 심근의 원발성인 전기적 현상 이상, 심장질환( 심장판막질환, 허혈성 심질환, 선천성 심질환, 심근병증), 폐질환(폐색전증, 저산소혈증, 고탄산혈증), 전신 질환(빈혈, 갑상선 기능 항진증, 고열), 약물중독(항부정맥제), 전해질 대사이상 등이 있다.
 
빈맥으로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이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혈압이 떨어지면서 전신 무력감이나 어지럼증, 현기증이 동반될 수 있다. 심장병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는 심실성 부정맥의 경우 돌연사할 수도 있다.
 
빈맥이 의심되는 환자는 심전도 변화를 보거나 심전기 생리검사를 통해 부정맥을 유발하는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동반된 심장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의심 질환에 따라 심장초음파, 심근스캔, 심장 CT 또는 MRI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정상 심장을 갖고 있으며 빈백이 자주 발생하지 않은 환자는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만 할 수도 있다. 자주 발생하거나 발생 시 증상이 심한 경우 저혈압·실신 등이 동반되는 경우 치료를 필요로 한다. 항부정맥제를 이용한 약물요법, 전극도자절제술 등의 치료방법이 있다. 돌연사의 위험이 있는 환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삽입형 제세동기(implantable cardioverter -defibrillator, ICD)를 이식한다. 그 외에 생존율을 높인다고 알려진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지난 5년 동안 심장 부정맥과 대기 오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데이터는 심실 부정맥과 관련해 가장 강력하지만, 대기오염이 상심실 부정맥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가 많다. 대기 오염과 심장 사망률을 연결하는 명확한 역학적 증거도 있다. 심장 사망률이 심근 허혈, 울혈성 심부전 또는 부정맥에 의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대기오염이 심장 박동의 자율톤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
 
지난 5년 동안 심장 부정맥과 대기 오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기오염이 심장 박동의 자율톤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 [사진 pixabay]

지난 5년 동안 심장 부정맥과 대기 오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기오염이 심장 박동의 자율톤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 [사진 pixabay]

 
심장 질환 환자와 이식형 심혈관 제세 동기(ICD) 환자를 활용한 최근의 데이터는 대기 오염과 부정맥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대기 오염이 심방 부정맥과 관련될 수 있다는 자료도 축적되고 있다.
 
정상 심장을 가진 환자의 경우 예후는 일반적으로 양호하다. 빈맥이 발생하면 심박동수가 너무 빠른 경우 심박출량이 감소된다. 심방성 부정맥의 경우 심방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방은 확장기말에 능동적으로 수축해 심실의 확장기 혈액량을 증가시키는데,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방 기능이 소실되어 심박출량이 20~40% 감소한다. 빈맥은 심실 기능에도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재발이 잦은 빈맥성 부정맥은 심실 기능을 저하할 수 있다. 심장병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한 심실성 부정맥의 경우 돌연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빈맥이 있는 경우 심장질환의 관리를 철저히 한다.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을 빨리 방문해야 한다. 커피나 알코올 등이 부정맥 발생과 관련 있는 환자의 경우라면 이러한 음식의 섭취를 피한다. 대기 오염의 증가는 근본적인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부정맥 또는 기타 급성 심장 사건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심혈관 환자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는 대기 오염에 의한 부정맥 및 기타 심장 사건의 유발 위험에 대해 교육받아야 한다. 이러한 환자는 지역 예측 대기 질 지수를 모니터링하고 권장 사항에 따라 노출을 줄이고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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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한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필진

[임종한의 디톡스] 브레이크 없이 진행되는 산업화, 문명화는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꿔놓기는 했지만 그만큼 혹독한 대가를 요구한다. 우리는 실생활 속에서 다양한 유해성분과 독소에 노출되고 있다. 우리 몸의 독소를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건강한 일상,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디톡스(Detox, 해독)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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