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란, “삼성폰 등록 금지” 경고 … “사용자 절반이 삼성폰, 괘씸죄 작용한 듯”

중앙일보 2020.02.19 11:46
이란 정부가 이란 내에서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등록을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란 시장에서 서비스를 축소하자 나온 조치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괘씸죄도 작용한 듯”
상당수 이란인들이 한국 브랜드 가전 사용
“이란내 인기 높아, 그만큼 서운함 큰 듯”
정부 차원 교류 시기 놓쳐, 민간 교류 늘려야

일각에선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에 대한 '괘씸죄'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란의 스마트폰 시장은 연간 약 1000만대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최고 약 50%로 추산된다.  
 
모하마드 자파르 나낙카르 이란 정보통신부 법무국장은 1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프레스TV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일련의 조처가 준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임직원의 입국을 금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전용 앱인 갤럭시 스토어 서비스를 이란에서 제한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발표됐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 내 삼성전자 매장 간판을 철거하는 사진을 게시하면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란은 어려울 때 친구를 잊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일부 외국 기업이 미국의 괴롭힘(대이란 제재)에 가담해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란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트위터 캡처]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 내 삼성전자 매장 간판을 철거하는 사진을 게시하면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이란은 어려울 때 친구를 잊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일부 외국 기업이 미국의 괴롭힘(대이란 제재)에 가담해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란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트위터 캡처]

 
프레스TV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선 갤럭시 스토어 유료 앱 서비스가 중단됐다. 다음 달부터는 무료 앱도 중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낙카르 법무국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토어 서비스 제한으로 이란의 앱 개발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재고하지 않으면 중국 화웨이·샤오미와 더 협력하는 대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에서 삼성전자 매장의 간판이 철거되는 사진과 함께 “미국의 제재에 동참해 이란을 떠나는 외국 회사가 다시 이란으로 되돌아오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같은 조치의 배경엔 한국에 대한 서운함이 깔려있다고 진단했다.  
 
김종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이란에서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매우 높다. 미국의 경제 제재에도 이란 내에 매장을 끝까지 남긴 게 삼성전자이고, 이 사실을 이란인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처럼 엄포를 놓는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최근 한국이 행한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크게 서운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한국 브랜드를 좋아하는 만큼 서운함이 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이란은 사업 측면에서 한국에 황금의 땅”이라면서 “상당수 이란인이 한국 브랜드 가전제품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요즘 이란 사람들로부터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데 한국이 너무 한 거 아니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서 “이란에 가면 스마트폰 사용자 중 절반이 삼성폰을 사용하고, 한국처럼 길거리나 대중교통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고 소개했다.      
 
이란의 원유 추정 매장량은 세계 4위이며 인구도 8200만명 이상으로 내수 시장 규모가 상당하다. 
  
장지향 센터장은 “이란은 놓치면 안 되는 시장”이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이란과의 충분한 교류 타이밍을 놓친 측면이 있다.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활발히 늘려서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도 부소장은 “문제가 터졌을 때 해결할 수 있도록 평소에 민간 차원의 대화 채널을 잘 닦아놓아야 한다”면서 “이란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도 교류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