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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평검사들 분리안 비판···검찰과장 댓글 6개로 반박했다

중앙일보 2020.02.19 11:04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밀어붙이고 있는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이른바 ‘2학년’이라고 불리는 저연차 평검사들이 하루 꼴로 검찰 내부 온라인망에 글을 올려 정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무부처 담당자인 법무부 검찰과장이 직접 이를 해명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고 이에 다시 일선 검사들의 재반박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2학년 평검사 “기소하지 않는 검사, 검사인가”  

구자원(사법연수원 44기) 수원지검 여주지청 검사는 19일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처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기사를 보고 제가 든 생각은 '그게 무슨 말이지?' 라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이미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어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는 상당 부분의 수사권이 경찰에게 부여됐고, 그런 큰 방향이 정해진 마당에 다시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떻게 분리한다는 것인지 선뜻 와닿지 않았다”고 썼다. “전날 글을 쓴 이수영 검사 말대로 기소하지 않는 검사는 '검사'인가.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고도 토로했다.

 
오는 21일 열리는 검사장 회의의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는 요구도 했다.  구 검사는 글에서 “일선에서 일하는 저 같은 검사에게도 회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해 달라”며 “장관님께서 제시하신 방안은 무엇인지, 검사장님을 비롯한 선배님들은 어떤 말씀들을 하셨는지를 알 수 있게 회의록 등도 아울러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 담당자인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은  “주관 주무과장으로서 회의록을 작성하게 되겠지만 검사장 회의록 전문을 공개한 전례가 제가 알기로는 없기 때문에 주요 요지 위주로 논의 내용 전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글을 달았다. 사실상 회의록 전문 공개는 어렵다고 통보한 것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평검사 비판에…검찰과장 6개 댓글로 반박  

전날 이수영(사법연수원 44기) 대구지검 상주지청 검사가 올린 ‘검사란 무엇인가?’란 글에는 19일 기준 3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 검사는 글에서 “제가 알고 있는 검사는 소추기관”이라며 “소추기관인 검사는 공소의 제기나 유지뿐만 아니라 수사의 개시 단계부터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적었다. 수사한 검사가 사건을 가장 잘 알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피의자를 기소할지 말지를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부산고검을 방문해 “수사와 기소는 ‘한 덩어리’”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가장 먼저 댓글을 단 것은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이었다. 김 과장은 연이어 6개의 댓글을 달며 “직접 수사를 개시하고 직접 피의자 등을 심문하여 증거를 수집하는 형식은 다른 선진국에 일반적인 형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럴 경우, 검사는 공소관으로서 수사를 주재‧지휘‧감독하면서도 직접 ‘선수’가 돼 수사 활동을 하게 되므로 공소관의 본연의 역할과는 사뭇 다르다는 얘기다.  
 
다만 이 검사의 지적대로 “인권수사자문관, 전문수사자문단 등 특히 검찰의 직접수사에서 간과되기 쉬운 공소관의 역할과 기능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라고 전제하며 “(시행중인) 제도가 현실에서 잘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조직구성원들의 솔직한 의견과 평가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법무부가 일선은 물론 대검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제도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리라는 일부 언론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며 “적어도 검사장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되고 의견이 수렴되는지 기다려 보는 게 순서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호소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부산고등검찰청을 찾아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인사하고 있다.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한 차장검사는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 등을 지휘하다 부산고검으로 인사 이동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부산고등검찰청을 찾아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인사하고 있다.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한 차장검사는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수사 등을 지휘하다 부산고검으로 인사 이동했다. [연합뉴스]

대부분 이수영 검사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내용이 잇따라 달렸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 대학살 인사’에서 좌천된 것으로 손꼽히는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는 “이 검사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선배로서 부끄럽다, 이 검사가 후배라서 자랑스럽다” “선배의 용기에 감사한다”는 선‧후배 검사들의 격려 댓글이 다수였다.

 
법무부의 의사소통 과정 및 김태훈 과장의 반박댓글이 부적절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한 검사는  “아직 근무기간이 2년도 되지 않은 청년검사가 나름의 결기로 소신을 밝혔는데, 검찰과장이 직접 ‘적어도 기다려 보는 게 순서’라고 언급하는 것이 그 직분과 보유한 권한에 비추어 과연 적절한 지 심히 의문”이라며 “이 검사의 용기를 지지한다”고 적었다.

 
법무부에서 정책기획단으로 일한 한 부장검사는 “그동안 법무부가 보여온 행태에 비춰볼 때 어떤 걸 믿고 기다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검사도 법무부를 향해 “대다수 검찰구성원이 도대체 어떤 주제가 어떻게 논의될지, 향후 우리의 지위, 업무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깜깜이 속에서 그저 회의가 끝나길 기다리자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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